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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기엔 시세-수익률 낮게 잡아야 안전[이주현의 경매 길라잡이]

입력 | 2022-10-18 03:00:00

전국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 맞아… 서울아파트 낙찰률 22%로 ‘싸늘’
향후 경매물건 늘어날 가능성 커… 고공행진때 감정가도 고평가 돼
현 시세와 크게 다른 점 명심을… 수익형 부동산은 임대료 비교해야
오래된 임차인은 월세 낮을 수도… 향후 임대수익 상승 기대해볼 만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지속되는 대출 규제와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매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22.4%, 빌라는 12% 정도로 경매시장도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매시장이 좋지 않은 경우 향후 경매물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경매에 나서려면 어느 때보다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 용도별로 경매 투자자가 알아야 할 주의사항을 살펴보자.

먼저 주거용 부동산 중에서 아파트는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경매 낙찰가율도 하락하는 추세다. 부동산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경매지표가 하락한다는 것을 통해 앞으로 매매시장이 더 좋지 않아질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진행되는 아파트 경매 감정 가격은 지난해(2021년) 아파트 값이 치솟을 때 매겨진 금액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면이 있다. 즉, 감정평가 금액과 현재 매매시세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고 입찰가를 산정해야 한다.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등)는 아파트보다 비교적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아파트 값이 하락 추세로 전환됨에 따라 주거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빌라의 가치는 더욱 가파르게 하락세를 겪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정비사업구역 내 빌라를 취득하고자 할 때는 몇 가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먼저 경매물건의 소유자가 조합원 분양신청을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현금청산 대상자라면 낙찰자도 입주권을 취득할 수 없다.

기존 소유자가 분양신청을 한 조합원이더라도 정비사업구역이 투기과열지구에 속한다면 조합원의 지위를 승계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관리처분인가 후 부동산을 양수한 자는 원칙적으로 조합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가 있다. 만약 해당 부동산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및 주택법 시행령에 따른 금융기관(시중은행, IBK기업은행 등)의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경매가 진행된 경우라면 낙찰자가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경매신청 채권자가 누구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수익형 부동산은 기준금리 상승 추세가 유지될 경우 수익률 침체 장기화로 채무 부담을 이기지 못한 물건이 경매시장에 대거 나올 수도 있다. 여기서 명심할 점은 첫째, 수익형 부동산의 가치는 수익률에 따라 결정되므로 주변 임대 시세를 철저하게 조사한 후 본인이 원하는 기대수익률에 맞게 입찰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으므로 당장 수익률이 낮더라도 현금 비중을 늘리고, 좀 더 보수적인 기대수익률로 접근하길 바란다.

둘째, 경매물건 선정 시 내부 시설을 점검해야 한다. 임차인이 인테리어 시설을 잘 갖춘 경우에는 권리금 문제로 재계약을 하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상가 등을 낙찰받고 나서 직접 운영할 계획이 아니라면 기존 임차인과의 재계약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셋째, 오래된 임차인이 꾸준히 영업해 오던 곳이라면 향후 수익률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오랫동안 건물을 사용한 임차인일수록 현재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통상적으로 매년 일정 범위 내에서 차임을 증액하는 임대인도 있지만, 수년간 인상하지 않는 임대인도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