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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차를 즐기는 법

입력 | 2022-10-17 03:00:00


한동안 커피에 밀렸던 차(茶)가 최근 몇 년간 불어온 ‘웰니스’ 열풍을 타고 신개념 음료로 각광받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휴식과 자기 관리에 진심인 MZ세대와 만나 ‘힙한 문화’로 변화한 것. 이들은 유명 다원을 찾아다니며 SNS에 직접 우린 차와 다기 세트 사진을 올리고 ‘#다도감성’ ‘#힐링’ 같은 해시태그를 단다. 정승호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원장은 “다양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개성이 차 문화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요즘 젊은이들은 티 블랜딩을 통해 차를 쉽고 다채롭게 즐긴다”고 말했다.

2030 중심으로 차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다도(茶道) 역시 각양각색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차가 가진 효능에 집중하고 차를 마시며 마음을 수련하는 부분은 비슷하다. 다만 좀 더 편하고 트렌디하게 차를 즐기는 현상에 주목할 만하다.


티(tea)게팅 필수! 요즘 찻집


차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들. 갤러리 더 스퀘어/사진제공·각 매장

차 마시는 행위가 화두에 오르면서 ‘티 코스’를 선보이는 가게도 늘었다. 그중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면 ‘갤러리 더 스퀘어’. 차와 식사를 페어링하는 ‘티 오마카세’ 전문점으로 웰컴 드링크부터 샐러드, 메인, 디저트까지 메뉴마다 어울리는 차가 제공된다. 식사 메뉴 역시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데, 주로 일상과 가까운 소담한 요리를 내놓는다. 고즈넉한 북촌의 한옥 뷰가 운치를 더하는 공간으로 따뜻한 차 한 잔을 즐기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다. 김혜나 대표는 자신의 가게를 “차에 대해 경계를 두지 않고 누구든 어떤 음식과도 열린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캐주얼 티 바(bar)”라고 소개한다.

모던한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외관의 ‘델픽’도 마니아층이 두꺼운 프리미엄 티 하우스다. 시그니처 블렌딩 티부터 전문 다기까지 국내 여러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티 바를 중심으로 뚫린 큰 창을 통해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북촌 모습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양한 종류의 찻잎과 꽃, 과일 등을 배합한 블렌딩 티를 취향에 맞게 추천해줘 초심자도 부담 없이 즐기기에 그만이다. 차에 곁들이기 좋은 흑임자 타르트나 말차 스콘, 시그니처 티와 블렌딩한 젤라토 등 디저트도 마련돼 있다.

바 티센트

차의 담백함이 뭔가 아쉽다 싶을 땐 칵테일에 도전해봐도 좋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바 티센트’에서는 티 소믈리에 자격증을 갖춘 바텐더가 티 칵테일을 전문적으로 선보인다. 끓는점을 낮춰 성분 변화를 만드는 ‘강압 증류기’를 사용해 차의 다양한 풍미를 칵테일로 재현하는 것. 희귀한 종류의 차로 조화롭게 블렌딩된 칵테일은 파인 다이닝 못지않은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별한 날, 특별한 곳을 찾고 있다면 안성맞춤이다.

 

원데이 클래스로 다도 체험


오설록 북촌점 티 클래스

최근 다도를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면서 원데이 클래스도 많이 생겨나는 추세다. 다도 클래스는 크게 직접 체험형과 간접 체험형으로 나뉘는데, 서울 북촌에 위치한 오설록 티하우스는 전자에 속한다. 주 3회 프라이빗 티 클래스를 여는 티하우스 내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가회다실’에서는 오설록 차와 다구를 활용해 차 우림 클래스를 진행한다.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품은 ‘올티스 다원’의 티 마인드 수업은 시음에 포인트가 맞춰진 테이스팅 형식으로 진행된다. 전문가의 다도 과정을 지켜보고 차 농장에서 생산한 유기농 녹차, 홍차, 호지차, 말차 등을 맛보며 차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차와 함께 명상에 빠지다!


취다선 리조트

제주 취다선 리조트는 다도 프로그램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향긋한 차 내음으로 시작한다. 이른 아침 지하 1층에 마련된 명상룸에서 차 명상을 즐기다 보면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싱그러운 제주 풍경에 피곤함이 싹 달아난다. 다도 체험까지 선택했다면 운치 있는 차실에서 다도를 배우며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티 마스터를 따라 차를 우리고 마시는 과정이다. 차 명상 외에도 요가, 감정 치유 아로마 테라피, 싱잉볼 사운드 힐링 등 차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일상의 긴장을 풀고 에너지를 채우기 좋다.

북촌 디귿집

북촌 디귿집은 80년 된 한옥을 개조한 곳으로 ‘ㄷ’자 모양의 공간이 특징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위로하기 위한 ‘명상’ 콘텐츠로 공간을 리뉴얼 했기 때문이다. 디귿집은 예약 시 사운드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다. 크리스털, 히말라야 싱잉볼을 사용해 공명과 진동 명상법을 체험하고 이후에 다도 체험이 코스로 이어진다. 간단한 다구 사용법을 익힌 뒤 차를 마시면서 명상하기 좋다.


최은초롱 기자 chorong@donga.com
오한별 프리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