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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에 붕대, 한자 구명조끼’…피격 공무원 中 어선 발견 정황 은폐

입력 | 2022-10-14 13:15:00

최재해 감사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2.10.14/뉴스1 ⓒ News1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실종된 뒤 중국 선박 등 다른 선박에 옮겨탔던 정황이 나왔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를 은폐한 것으로 감사원의 감사결과 확인됐다.

감사원은 2021년 9월 22일 오후 3시30분쯤 이씨가 북한 해역에서 북한 군에 의해 처음 발견됐을 때 이씨의 팔에 실종 당시에 없던 붕대가 감겨져있었고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가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근무하던 중, 소연평도 남방 2.2km 지점에서 실종된 시각은 전날인 21일 새벽 1시58분. 이씨는 실종 38시간만에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붕대를 감고 북한 해역에 발견된 것이다. 이씨는 그동안 어딘가에서 초기 구조를 받았다는 뜻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씨가 표류한 38시간 동안 북한 주장 서해경비계선과 북한한계선(NLL) 사이 해역에서 군 당국에 의해 확인된 배는 중국 어선 뿐이었다. 이씨가 붕대를 착용하고 구명조끼를 입은 배는 중국 어선일 가능성이 생긴다.

또한 해경은 당시 이씨가 승선했던 무궁화 10호와 민간어선에서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가 사용되지 않으며, 국내 인터넷 상거래 등을 통해 국내에서 유통·판매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정부가 ‘자진 월북’이라는 결론에 맞추기 위해 이같이 반대되는 정황을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왜곡했다고 감사원은 보고 있다.

당시 정부가 이씨의 ‘자진 월북’ 판단에 힘을 실어줬던 부분은 이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과 발견 당시 소형 부유물에 의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해경 조사 결과 이씨가 탔던 무궁화 10호의 구명조끼 수량에는 이상이 없었고, 부유물로 쓸 수 있는 물체도 분실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국방부 등 관계기관에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이씨의 팔에 붕대가 감겨져 있던 정황, 어떤 선박에 옮겨탔던 정황, 최초 접촉 시 월북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정황 등이 있었으니 이를 미분석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