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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구글, 유튜버 뒤에 숨지 말고 망사용료법에 응답하라”

입력 | 2022-10-12 19:57:00


ⓒ News1

“법에 대한 찬반 의견을 필요한 절차이지만, 구글은 반대 사유에 대해 공개적으로 설명한 바 없다. 공개적으로 요청한다. 무임승차 방지 법안에 대해 의견이 있으면 유튜버 뒤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사실에 근거한 주장을 해달라.”

이동통신 3사가 최근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당초 넷플릭스와 갈등을 빚고 있는 SK브로드밴드를 중심으로 목소리를 내왔지만, 최근 트위치 화질 제한 사태를 기점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공동 대응에 나선 셈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통신 3사와 함께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망 무임승차하는 글로벌 빅테크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진 SK브로드밴드 CR담당 실장, 박철호 KT 사업협력담당 상무, 김영수 CRO 사업협력담당,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 등이 참석해 발표 후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KTOA 측은 최근 입법을 앞두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망 사용료 법’과 관련해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발표는 법안 반대 주장에 대한 팩트체크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부분의 내용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 과정과 각종 세미나 등에서 반복된 주장들로 채워졌다.

(왼쪽부터) 박철호 KT 사업협력담당 상무, 김성진 SK브로드밴드 CR담당 실장,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 김영수 LG유플러스 CRO 사업협력담당, 윤상필 KTOA 대외협력실장. 2022.10.12뉴스1 ⓒ News1

그러나 이번 기자간담회는 3사가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성진 SK브로드밴드 실장은 3사가 공동 대응에 나선 데 대해 “단순히 트위치 때문에 이 자리를 가진 것은 아니다”며 “법안 반대 측에서 나오는 주장들이 이미 법원과 전문가들에 의해 다 판단이 됐음에도 계속 전파돼 통신사 목소리를 통해 직접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영수 LG유플러스 담당은 “기존에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 관점에서 얘기했다면, 최근에는 소송과 별개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인터넷에 계속 유포되고 왜곡된 사실들이 이야기돼 이를 바로 잡아야겠고 생각했다”며 “한국의 통신 정책, 함께 노력해 구축한 인프라에 대해 사실과 다른 얘기가 돌고 있어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이번 간담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통신사들은 구글을 향해 날을 세웠다. 특히 구글 측이 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유튜버들을 동원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통신 3사는 구글·유튜브가 직접 사실에 근거한 주장을 하라고 공개 요청했다.

팩트체크 형식으로 진행된 발표에서 통신 3사는 접속은 유료, 전송은 무료라는 넷플릭스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또 망 사용료가 인터넷 종량제가 아니며, 망 중립성 위반도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망 사용료가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닌 전 세계 모든 인터넷망은 유상으로 통신망에 연결하면 대가를 지불하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관련 법안 통과 시 인터넷 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주장도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에 대해선 법안이 “국가별 사업자 간 차별하지 않고 동일한 의무를 적용하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밝혔다.

통신 3사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터넷 무임승차를 이대로 방치하면 국내 인터넷 생태계에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할 것”이라며 “법안의 중요성만큼 찬반 논의는 당연히 있어야겠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은 더 이상 거짓 정보를 유포하거나 이용자를 볼모로 여론을 왜곡하는 것을 중지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는 사실관계에 기반한 내용으로 입법이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공유지의 비극은 공공재(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와 재화)를 무료라고 마구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결국 공유지의 풀은 고갈되고 공동체가 무너진다는 뜻이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망 사용료 관련 법안 7건이 발의된 상태다.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국내 통신사업자(ISP)와 망 사용료 계약을 의무적으로 체결하게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그러나 최근 트위치가 한국에서만 화질을 720p로 제한하면서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망 사용료 법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이에 정치권은 법에 대한 의견이 갈리면서 관련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법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통신 3사의 망 사용료 기자간담회 발표 장표. (KTOA 제공)

이에 대해 김성진 실장은 “법안에 당연히 반대 의견을 가진 분들도 있을 수 있고, 문체부는 콘텐츠 육성 본연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부분 있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이번 사안을 100% 이해하고 우려하는지는 의문이며, 우리나라 CP와 K-콘텐츠가 해외 진출할 때 법안이 지장을 주지 않을 거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법안 통과로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에 대해선 “구글과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를 못 받으며 일방적으로 투자비를 부담해왔는데 인프라 투자 재원이 늘어 이용자 입장에서도 품질 제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협상의 영역이기 때문에 얼마나 비용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망 사용료 법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데 대해 통신사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철호 KT 상무는 “마일리지, 5G 요금이나 커버리지 등에 대해 최근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지속해서 정부와 협의해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며 “ISP는 사업자이기 때문에 인터넷망과 관련해 안정화, 고도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