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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안전 위해선 기술개발과 정부제도 개선 절실”

입력 | 2022-10-06 03:00:00

[강소기업이 미래다]
㈜국제에스티




국제에스티 엡소레일

국제에스티는 교량난간, 가드레일 등 도로안전시설물을 공급하며 도로 안전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제품군으로만 100건이 넘는 지식재산권을 보유할 정도로 안전도를 높이기 위한 개발 부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엔 가드레일 ‘엡소레일’이 올해 2월 유럽 CE인증을 위한 실차충돌시험을 통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상 차로를 벗어난 차량이 충돌하면 엡소레일이 슬라이딩되면서 탑승자가 받게 되는 충돌에너지를 감소시켜 주는 제품이다. 또한 4년 전 적조로 인해 바닷가 양식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던 것에 착안해 적조방제장비를 개발 중이다. 최근엔 해당 장비에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하는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경배 대표

이경배 국제에스티 대표는 “도로 안전을 높이기 위한 고민을 기술과 제도 차원에서 계속하고 있다”며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내 도로, 교량 등 구도심에 있는 가드레일 등 안전시설물들이 예전 규격에 맞춰져 있어 시민 안전을 제대로 보장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라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선 도로 안전 개선을 위해 기술개발에 노력하는 기업들을 위한 유연한 제도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조달청 우수제품 지정기간은 지정일로부터 3년이며 업체에서 요청할 경우 해외수출실적, 적용기술 유효 여부, 수요기간 납품실적 유무 등을 고려해 최대 3년을 더 연장할 수 있게 되어있다. 그러나 건설 안전 시설물 특성상 적용기술의 유효 여부가 납품 실적을 즉시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불만이다.

이 대표는 “오랜 세월 하중을 견디고 녹이 슬지 않는 등 효과를 보려면 최소 수 년에서 수 십년이 걸린다. 짧은 우수제품 지정기간이 지나게 되면 정책적으로 우선구매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실질적으로 해당 기술 및 제품이 사장되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조달 입찰 과정에서 가격보다 품질 위주로 평가해야 한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제품은 품질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원가를 줄여 품질이 낮은 제품들이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쓰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제품들은 얼마 가지 않아 보수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비용이 더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판로를 개척하려는 기업들이 현재 고환율,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국제에스티는 필리핀,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과 잇따라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지만 코로나19 등의 대외적 악재로 사업 지연이 길어지고 있고 추가 수주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 대표는 “조달 입찰 시에도 원자재 값 상승분을 18%가량 반영해주긴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반영분이다. 해외 판로 개척, 금융지원 등 해외 수출 장려 정책과 더불어 중소기업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재해 관련 사업 부문에 대한 정부의 제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입장도 아울러 밝혔다. 이 대표는 “예전부터 아파트 단지 주차장 등 비 피해가 예상되는 지점에 설치할 차수막을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판매처가 없어 개발을 멈춰야 했다. 국가에서 이런 안전 시설물을 아파트 단지, 건물 주차장 등에 설치를 제도화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국제에스티는 현재 친환경 경영 환경성적표지(EPD·Environmental Product Declartion) 제도를 채택해 시행하고 있다. 환경성적표지제도는 회사에서 공급되는 제품에 대해 원료채취, 생산, 수송, 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 대한 환경영향을 계량적으로 표시하는 제도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환경성적표지 제도를 통해 환경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시장 주도의 지속적 환경 개선을 유도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공장 지붕과 건물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 730kW를 설치하여 RE100 캠페인에 부합하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EPD, RE100 등을 포함해 ESG 경영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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