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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좋은 삶의 열쇠 ‘고통을 소화하는 능력’

입력 | 2022-09-24 03:00:00

◇가치 있는 삶/마리 루티 지음·이현경 옮김/312쪽·1만6000원·을유문화사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삶의 여러 지점에서 여러 차례 느꼈을 법한 의문이지만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필요하지만, 신기루처럼 잡히지 않는 주제에 도전했다. 캐나다 토론토대 영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정신분석학과 사회학, 비교문학, 철학 등을 섭렵한 전방위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출간된 그의 저서로는 ‘남근 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2018년), ‘하버드 사랑학 수업’(2020년)이 있다.

그는 머리말에서 자기 계발 전문가들이 몇 가지 지침이나 특징을 앞세워 가치 있는 삶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우리 문화 속에 널리 퍼져 있는 자기 계발 및 ‘긍정적인 사고’라는 쉽고 단순한 생각과 복잡한 삶의 흐름에 신중히 발을 딛는 행동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책은 1부 ‘진정한 나로 사는 삶’, 2부 ‘나를 책임진다는 것’, 3부 ‘나를 잃어버릴 용기’로 구성돼 있다. 기질과 욕망, 관계와 책임, 고통과 초월성 등의 키워드가 자아와 정체성, 나아가 우리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다뤘다. 저자는 “좋은 삶의 열쇠는 고통을 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고통을 소화하고 변화시켜 우리가 우리 자신과 더 가치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한다. 니체와 프로이트, 자크 라캉 등 시대를 풍미한 철학자와 정신분석학자의 이론을 저자의 언어로 풀어쓴 해석이 눈길을 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