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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보 걸으면 10%, 추첨 뽑히면 13.2%… 연 10%대 고금리 적금 상품 잇단 출시

입력 | 2022-09-07 03:00:00

기준금리 인상-예대금리 공시에
예금 금리도 이미 연 4%대 진입
증시 뭉칫돈 ‘역머니무브’도 가속
5대銀 예적금 한달새 18조 늘어




직장인 김모 씨(31)는 주식에 투자했던 1000만 원을 찾아 고금리 예·적금 특판 상품이 나올 때마다 가입하고 있다. 김 씨는 “연 10%가 넘는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워도 웬만하면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맞아 예·적금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연 10%대 고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예대금리 차(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 공시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이날 최고 연 10% 금리의 ‘웰뱅워킹적금’을 선보였다. 계약 기간에 집계된 걸음 수에 따라 최고 연 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헬스케어 상품이다. 최소 100만 보를 걸으면 우대금리 1%포인트를, 최대 500만 보를 달성하면 8%포인트를 지급하는 구조다. 12개월 단일 약정으로 매달 20만 원까지 저축할 수 있다.

광주은행은 최고 연 13.2% 금리를 주는 ‘행운적금’을 내놨다. 적금 가입 고객에게 2023년 3월 12일까지 매주 월요일에 행운번호 6개를 배정하고 추첨을 통해 연 10%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12개월간 월 5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도 한국야쿠르트(hy)와 손잡고 야쿠르트 상품 구매 등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11.0%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플랫폼 적금(야쿠르트)’을 판매하고 있다.

예금 금리도 이미 연 4%대에 진입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플러스회전식정기예금’과 HB저축은행의 ‘스마트회전정기예금’은 최고 연 4% 금리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NH올원e예금’에 0.2%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얹어 최고 연 3.55%의 금리를 주는 특판 예금을 이달 말까지 판매한다.

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포함해 사상 처음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달부터 ‘이자 장사’ 성적표인 예대금리 차가 공시되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수신 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적금 금리 인상 여파로 주식 등에 쏠렸던 뭉칫돈이 은행으로 옮겨가는 ‘역머니무브’도 계속되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768조5434억 원으로 한 달 새 17조9776억 원 불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