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예정된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앙아시아 순방길에 오를 전망이다. 3연임을 앞두고 우방국을 중심으로 결속을 다지는 한편, 국내적으로도 자신의 위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카자흐스탄 외무부 발표를 인용해 시 주석이 오는 14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양국간 협정을 다수 체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중국은 시 주석의 카자흐스탄 방문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토카예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시 주석에게 정상회담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중국의 거대 경제구상인 일대일로의 요충지이자 자원·에너지 주요 공급국이다.
시 주석의 카자흐스탄 방문은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있다.
SCO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국가의 지도자들이 이달 15일에서 16일까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 참여하는 것을 확인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만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마련된 셈이다.
SCO는 중국 주도의 상하이 5자 회담을 확장한 것으로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인도·이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만나게 되면 지난 2월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이후 처음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앞서 두 정상은 시 주석의 69세 생일인 지난 6월15일 전화 통화를 하고 공조를 재확인했다.
시 주석의 중앙아시아 방문 배경에는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긴장감이 고조된 미국과 관계 때문으로도 보인다. 경제·군사적으로 밀접한 중앙아시아와 관계를 유지하고 러시아와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영국 파이낸설타임즈(FT)는 시 주석이 SCO 참석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스크바 방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렉산더 가부에프 카네기 모스크바센터 선임연구원은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상무위원이 이번주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는 것 역시 눈에 띈다고 했다.
가브에프 연구원은 “중국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제재를 위반하는 길을 나서지 않을 수 있지만 확실히 러시아를 배신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했다. 그는 “(중국이) 중립이라면 확실히 친러 중립”이라고 덧붙였다.
창 교수는 역사적으로 중국 지도자를 축출하려는 음모는 당 대회를 앞두고 일어났다며 이번 순방은 시 주석의 위치가 도전받을 수 있다는 국내 모든 추측을 억누를 것“이라고 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시 주석과 만난 후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 시 주석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G20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인 만큼 두 정상이 첫 대면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