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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 라모스 前필리핀 대통령 별세

입력 | 2022-08-01 03:00:00

필리핀 경제성장-정치안정 이끌어




1990년대 필리핀 경제 부흥의 주역인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31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4세.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은 심장질환과 치매를 앓던 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육군참모총장이던 1986년 2월 대선 때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당시 대통령에 반대하는 대규모 민중 봉기가 벌어지자 “적법하게 당선된 코라손 아키노 정권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마르코스 정권 붕괴를 불렀다.

아키노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내며 군부 반란을 여러 차례 진압한 그는 1992년 대선에서 당선돼 1998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재임 중 자유시장 경제를 옹호하며 외자 유치, 무역 활성화 등에 힘써 1997년까지 매년 6% 경제 성장을 이뤘다. 공산 반군 및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과 화해를 도모하는 등 정치적 안정도 이끌었다.

1928년 전 외교장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50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필리핀군 제20대대 전투단 수색중대 소위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1952년 5월 강원 철원군 ‘이어리 고지’ 전투 공로로 이승만 대통령에게서 부대표창도 받았다. 그는 2010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웃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주기 위해 죽을 각오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고 말했다. 태권도 명예 5단을 받을 정도로 태권도에도 관심이 많았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