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여 안녕/제마 워덤 지음·박아람 옮김/336쪽·1만4000원·문학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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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알프스 지역 빙하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영국 로이터통신이 최근 입수한 스위스 빙하감시센터 자료에 따르면 스위스 알프스 지역의 최대 빙하인 모테라치 빙하의 경계선은 매일 5cm씩 후퇴 중이다. 올해 모테라치 빙하는 6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크기가 줄었다.
세계적인 빙하학자인 저자는 지구온난화와 그로 인한 빙하의 위기를 알리고자 책을 썼다. 유년 시절부터 눈과 빙하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저자는 빙하 관련 수업이 가장 많기로 유명한 영국 케임브리지대 지리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빙하학 교수와 빙하학자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 빙하를 눈으로 관찰했다. 저자는 북극 스발바르 제도에서부터 유럽 알프스산맥, 아시아 히말라야산맥, 남아메리카의 파타고니아, 남극 대륙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직접 둘러본 빙하에 대한 이야기와 그 여정을 담았다.
책은 스위스 알프스산맥에서 난생처음 빙하를 마주했던 저자의 스무 살 학부생 시절부터 풀어나간다. 수직에 가까운 비탈에 몸을 던져 가며 빙하를 채취하고,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독한 브랜디를 먹고 다리에 힘을 주는 연습을 한 여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10kg이 훌쩍 넘는 배낭을 메고 얼어붙은 호수를 건너거나 얼음절벽과 바위산을 오르며 수십 km의 험난한 길을 가는 것 역시 빙하를 연구하는 저자의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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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수술을 받고 8개월 뒤인 2019년 7월에는 페루의 코르디예라 블랑카의 빙하호로 간다. 빙하호에 독성을 야기하는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다. 몸을 사리지 않고 빙하를 연구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기후 위기를 한층 가까이에서 실감하게 된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