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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도그’를 응원하는 이들에게 올 시즌 삼성 김현준 만큼 매력적인 선수는 없다. 김현준은 2021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3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허리 부상으로 부진했던 그는 관심 속에 입단한 유망주가 아니었다. 드래프트 당시 그는 하위 라운드 중 ‘복병이 될 수 있는 선수’ 정도로 소개됐었다.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던 김현준은 개막 후 첫 주에 팀의 간판타자 구자욱의 부상으로 1군에 콜업됐다 구자욱이 복귀하면 1군 등록이 말소되는 전형적인 백업 선수였다. 하지만 구자욱의 부상이 길어지고 시즌 개막 전 주전 중견수로 낙점됐던 김헌곤도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김현준은 시즌 초엔 수비 능력만 인정받았지만 6월부터는 3할 타자로 변모해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6월 16일 LG전을 시작으로 이달 9일 SSG전까지 20경기 연속 안타를 쳐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이승엽이 갖고 있던 20세 미만 연속 경기 안타 기록(19경기)을 깼다. 2002년 10월생인 김현준의 나이는 만 19세 9개월이다. 이승엽은 만 19세 11개월이던 1996년 8월에 1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1995년 당시 삼성에서 고졸 신인 최고대우 계약금(1억3200만원)을 받고 입단한 이승엽이 세웠던 기록을 계약금 3300만 원을 받고 입단한 김현준이 갈아 치운 것이다. 김현준은 10일 SSG전에서도 안타를 쳐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21경기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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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이 삼성 2군 타격코치는 김현준이 2군에 있을 때부터 “기회만 잡으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코치는 김현준에 대해 “일단 타자는 컨택트 능력이 중요한데 (공을) 맞추는 재주가 좋다. 폼도 예쁘고. 발이 좀 느리다는 것 빼고는 쳐지는 없다”고 했다. 또 “신인에게 그런 기록이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지만 현준이에게는 약이 될 것 같다. 현준이는 관심 받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야구 잘하더니 연락 안 오더라고요. (2군) 내려왔을 때 고민이 많다면서 찾더니만”하면서 웃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