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톰 크루즈 “울어도 괜찮아요, 중년관객 당신을 위한 영화니까요”

입력 | 2022-06-21 03:00:00

‘탑건:매버릭’ 내일 국내 개봉
1986년 ‘탑건’ 후 36년만의 후속편… 매버릭 대위에서 대령 교관 돼 컴백
후배 배우들과 조종기술 등 훈련… “팬들 기대에 부담 엄청났다” 토로
국내 ‘1000만 관객 돌파’ 관측 나와




22일 개봉하는 영화 ‘탑건: 매버릭’에서 탑건 훈련소 교관으로 돌아온 전설적인 전투기 조종사 매버릭(톰 크루즈).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환갑을 맞은 톰 크루즈는 건재했다. 특유의 환한 미소를 만면에 띤 채 국내 취재진 200여 명 앞에 등장한 그는 “한국에 와서 정말 좋다. 올 때마다 정말 즐겁다”며 한국 예찬을 이어갔다. 그는 ‘탑건’(1986년) 후속편 ‘탑건: 매버릭’의 22일 개봉을 앞두고 10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 팬들은 그를 ‘톰 아저씨’ 또는 ‘톰 형’이라고 부른다.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20일 열린 ‘탑건: 매버릭’ 콘퍼런스에서 그는 전날 한국 관객들과 ‘탑건: 매버릭’ 시사회를 가진 일을 얘기하면서 “(팬데믹으로 인한) 지난 몇 년의 고생을 생각하면 더 벅차고 마법 같은 경험이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내년 여름에도 그다음 여름에도 아름다운 문화를 갖고 있는 이 나라, 한국에 올 것이다. 30번도, 40번도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편 ‘탑건’ 제작자이자 속편을 크루즈와 함께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를 비롯해 이번 작품에 출연한 배우 마일스 텔러, 글렌 파월, 제이 엘리스, 그레그 타잔 데이비스도 참석했다. 브룩하이머는 “영화를 찍어놓고 2년간 개봉을 못 했다. 한국 팬들이 이 영화를 즐겨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20대의 패기 넘치던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 매버릭 대위에서 대령이자 탑건 훈련소 교관으로 돌아온 크루즈에게 집중됐다. 그는 36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야 속편을 내놓은 데 대한 심정도 털어놓았다. 그는 “수십 년간 많은 이들이 나에게 후속편을 왜 안 만드냐고 물었다. 제리와 나는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 36년 만에 다시 탑건 세계로 돌아오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했다. 팬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었기에 부담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같은 인물이 나오고 같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한편, 감정선과 톤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두 사람이 오랜 시간 논의한 속편의 제작 철학이었다.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20일 열린 ‘탑건: 매버릭’ 콘퍼런스에서 톰 크루즈(가운데)가 웃으며 인사했다. 그는 이날 무대에 설치된 회전 구조물을 이용해 깜짝 등장했다. 환갑에도 20대 같은 패기를 보여주는 그는 열정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삶과 사람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오른쪽은 ‘탑건’(1986년) 제작자이자 이번 후속편을 크루즈와 함께 제작한 제리 브룩하이머. 왼쪽은 이번 영화에서 크루즈와 호흡을 맞춘 후배 조종사 루스터 역의 마일스 텔러. 뉴스1

전편에서 크루즈는 전투기 조종 훈련을 받지 않은 채 연기했다. 이번에는 몸무게의 9배에 달하는 중력을 버티는 고강도 훈련을 받았다. 전편 촬영 이후 전투기 등 각종 항공기 조종 기술을 익히고 조종사 자격증까지 딴 그는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와 함께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후배 배우들의 훈련을 이끌었다. 영화에 나오는 전투기 장면 중에는 배우들이 실제 조종한 장면도 많다. 후배 조종사 루스터 역을 맡은 텔러는 “크루즈는 후배들의 연기를 정말 잘 이끌어줬다. 그가 이 영화에서 모두가 함께 승리하기를 원하는 게 눈에 보였다. 그 덕분에 내 능력 이상의 것들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했다.

전작 ‘탑건’이 개봉하던 당시 20, 30대였던 중년 남성 관객들은 속편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IMAX 등 특수관 좌석 예매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년 관객도 많다. 이번 영화는 각국 중년 관객들의 관람에 힘입어 국내 개봉 전임에도 현재까지 세계에서 1조14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는 크루즈가 주연한 작품 중 매출 기준 최고 흥행작이다. 국내에서는 1000만 관객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크루즈는 한국 중년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이 영화에는 아주 특별한 드라마와 거대한 액션, 명예와 우정 그리고 가족의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이 담긴 거죠. 특히 중년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울어도 괜찮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는 모두를 위한, 그리고 여러분들을 위한 영화니까요.”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