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6월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의 안내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 이날 이 장관은 김창룡 경찰청장과 면담을 나눴다. 2022.6.9/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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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 방안을 둘러싼 경찰 내부의 반발이 확산하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예정됐던 유럽 순방 출장을 취소했다. 김 청장은 국장급 이상 지휘부가 모인 긴급회의에서 행안부의 경찰 통제 방안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김 청장은 오후 5시부터 서울시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경찰 서열 네 번째 계급인 경무관 이상 국장급(국관)이 모인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회의는 2시간 동안 진행돼 오후 7시 종료됐다.
김 청장 등 참석자들은 이상민 행안부장관 직속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자문위)의 권고안과 관련한 진행사항을 공유했다. 오는 21일 권고안이 최종 발표되기 전까지 경찰청장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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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위 권고안에는 이 같은 경찰국 신설 방안은 물론 행안부가 경찰의 감찰과 징계 권한까지 넘겨받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경찰청은 “권고안이 발표되면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라며 “이후 논의 과정에서 경찰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합당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민주화 이후 폐지된 ‘1970~1980년대 내무부(현 행안부) 치안본부식 발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찰국이 행안부에 설치되면 대통령으로 시작돼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휘라인이 형성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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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청장은 애초 출장길에 올라 21일 프랑스 리옹에서 인터폴 사무총장을, 22일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유로폴 대표를 면담할 예정이었다. 이번 출장에는 윤희근 경찰청 차장이나 남구준 국가수본부장이 가기로 했다.
김 청장은 경찰 내 비판 여론이 퍼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본청 소속 중간간부급인 A경정은 이날 오전 경찰 내부망에 “(자문위의) 최종 발표안이 나오고 나서 대응하는 것은 너무나 시기가 늦다”며 “국외출장 일정이 있으시다면 행안부의 최종 입장이 나오고 3~4일 후에야 경찰청 입장을 발표할 수 있는데 그야말로 ‘만시지탄’”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