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감소세로 일상이나 의료 체계가 점차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와중에 방역 당국이 최근 코로나19 여름 재유행과 하반기 10만~20만명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면역회피가 가능한 새 변이의 광범위한 확산, 기존 백신접종자와 확진자 면역 효과 감소, 에어컨 가동 등으로 된 밀폐 환경 등이 작용해서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의 소폭 등락이 있을 뿐 여름 재유행이라고 부를 만한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고 가을에 본격적으로 재유행이 나타나도 오미크론 대유행의 수준을 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사람의 공통 의견은 격리 의무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면역감소 효과에 따라 이르면 올여름부터 재유행이 시작해 하반기(가을~겨울)에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하반기 재유행시 하루 확진자 10만~20만 명’에 대한 근거 자료 요구에 “하반기 전망과 같이 먼 미래의 예측은 불확실성이 커서 정확도 등의 이유로 단기 예측 자료만 공유한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이 단기 예측의 일환인 여름 재유행을 전망한 근거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전문가들에 의뢰해 지난 18일 낸 단기 시뮬레이션 분석으로 보인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사이트에 게시된 건국대 정은옥 교수팀의 수리모델링에 따르면 격리를 계속하지만 새로운 변이가 확산하는 상황이면 4주 후 3만71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 새 변이가 강력해지지 않고 현재 수준의 유행과 격리가 지속되면 4주후 2만525명이 발생했다.
그런데 다른 연구자들과 달리 정 교수팀 분석에는 장기 예측도 들어 있었다. 이에 따르면 격리가 지속되고 새 변이가 유행한 경우 7월 중순에 확진자가 4만명이 넘었다가 점차 감소, 11월부터 다시 증가했다. 격리는 지속되고 새 변이가 확산하는 경우가 아니면 재유행이 늦춰져 10월에 이르러서야 3만명대의 확진자가 나타났다.
하지만 여름 재유행의 경우는 온다고 해도 5만명 이내일 뿐 폭발적인 양상은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유행 규모는 당국이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면서 “장기 예측은 쉽지가 않은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여름 재유행에서 5만명을 넘기는 힘들다”면서 “백신접종률도 높은데다가 1800만명이 감염되어 감염될 사람은 다 된 셈이다. 3~4만명대의 등락은 있을 수 있어도 재유행이라고 부를 만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보았다. 백 교수는 늦가을과 초겨울 역시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 있지만 크게 보아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백 교수는 “수리학자들과 방역 당국이 다각도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지만 정확도가 높았다고는 할 수 없었다”면서 “이유는 생물학적 고려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오미크론처럼 강한 전파력의 변이를 예상하지 못해 이전의 정점 전망치가 다 틀렸던 것처럼 수리학자들은 어떤 변이가 생길 것인지 잘 알 수 없고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그리고 자꾸 얼마 지나지 않아 전망을 늘렸다 줄였다 한다”면서 “시뮬레이션이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