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만 언론 “中, 대만 침공 위한 전시 동원령 극비 논의했다”

입력 | 2022-05-26 03:00:00

反中 성향 SNS 미디어 인용 보도… 57분 녹음파일-참석자 사진 등 공개
전시전환 지침, 병력-군수물자 조달… 일대일로 사업 활용 방안 등 담겨
“1급 비밀회의 내용 처음 유출” 주장… 외신 “전쟁 준비 위한 회의 분명”



대만 언론 타이완뉴스가 반중국 성향 소셜미디어가 입수했다고 밝힌 녹음 파일을 바탕으로 14일 중국 광둥성에서 대만 침공을 논의하기 위해 연 회의 장면이라고 보도한 장면. 사진 출처 타이완뉴스


대만의 영문 매체 타이완뉴스가 “중국군 지휘관들이 대만 침공을 위한 전시(戰時) 동원령을 논의한 최고 기밀회의 녹음 파일이 온라인에 공개됐다”고 24일 보도했다. “이 파일에는 중국이 ‘평시(平時)에서 전시’ 체제로 전환할 때 필요한 지침, 각 지방정부에 요구할 병사 및 군수물자,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전쟁 활용 방안 등이 담겼다”며 “중국 1급 비밀 군사회의 내용이 유출된 것은 처음”이라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인도 유력 일간지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쟁 준비를 위한 회의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회의 내용이 사실이라 해도 실제 침공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보다는 만약을 대비한 회의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대만 언론 “대만 무력 침공 가정 회의” 주장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중국의 반(反)중국 성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루더미디어는 57분 분량의 중국 광둥성 당위원회 상무위원회 회의 녹음 파일을 23일 온라인에 공개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왕딩강 씨가 운영하는 이 SNS 채널은 “중국군의 최고 기밀회의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하며 참석자 사진과 녹취록도 공개했다.

이 파일은 14일 열렸다는 회의에서 “중국 동원령을 전한다”는 한 발표자의 발언으로 시작한다. 그는 “회의 주요 목적은 상부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평시에서 전시 전환에 관한 주요 업무 및 요건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해협에 군사력을 집중해 전방으로 압박하고 섬을 점령할 수 있도록 한다”며 “우리의 사명은 대만해협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결정적 전투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라는 발언도 나온다.

타이완뉴스는 “회의의 구체적 목적은 국방 동원 지위 체계 구축, 전시 작업 메커니즘 구축, 전시 통제 준비”라고 보도했다. 내용이 사실이라면 중국이 대만을 병합하기 위해 무력 침공하는 상황을 가정했다는 것이다.

녹음 파일에는 중국군 동부전구(戰區)와 남부전구가 광둥성 정부에 전쟁에 필요한 인력 14만 명, 무인장비 1653대, 선박 953척, 공항 20곳, 군함 수리에 필요한 조선소 20곳, 긴급 교통환승센터 14곳, 곡물창고, 병원, 주유소 동원을 지시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광둥성 간부라는 사람이 “대만해협 전쟁을 전폭 지원하기 위해 선박 64척, 항공기 38기, 열차 588량, 공항과 부두 같은 민간 시설 19곳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하는 대목도 나온다.
○ 녹음 파일에 “전쟁으로 대만 통일” 주장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를 전쟁 물자 동원 수단으로 쓰겠다는 내용도 있다. 한 참석자는 “전시에 해외 물자와 자산을 동원해야 한다. 일대일로에 참여한 주변국과 많은 경제무역 협력 이점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간 기업을 총동원해 고급 (반도체) 칩, 정밀기계, 특수자재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중국군 지휘관이라는 사람은 “전쟁으로 대만 통일을 이루고 적들의 음모를 분쇄하며 주권과 영토를 결연히 수호하겠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서방이 우리를 비방하고 우리 의지를 흔들려 할 것이다. 간부와 대중을 널리 동원하고 국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 녹취록은 중국의 대만 침공 계획 세부 사항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은 조작이 아니라 진본이라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