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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 국회인준… 정호영 자진사퇴할 듯

입력 | 2022-05-21 03:00:00

野, 찬성당론 채택… 與 “협치 노력”
鄭, 이르면 내일 사퇴 표명 가능성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사진)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후보자를 지명한 지 47일 만으로, 윤 대통령 취임 10일 만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6시 본회의를 열고 재석 250명 중 찬성 208명, 반대 36명, 기권 6명으로 처리했다. 그동안 한 후보자 임명에 반대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3시간 넘는 격론 끝에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거수투표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과반 의원이 찬성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임명동의안에 찬성하기로 한 것은 한 후보자가 걸맞은 자격을 갖췄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총리 자리를 오랜 기간 비워 놓을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새 정부 출범에 우리 야당이 막무가내로 발목 잡기 하거나 방해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전격적인 총리 인준 협조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협치의 정신이 빛을 발하게 여야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도 “국정수행의 동반자인 야당과 더 긴밀히 대화하고 협력해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 총리의 인준안 통과로 윤 대통령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여권에선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출국한 직후인 22일 정 후보자 자진 사퇴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기현 의원에 대한 징계안도 함께 상정해 통과시키면서 여야 간 긴장 국면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野, 3시간 격론 끝 “한덕수 인준”… 지방선거 역풍 우려에 반전


韓총리 임명동의안 국회 통과
의총 초반 ‘부결’ 목소리 컸지만, 이재명계 “부결땐 즉사” 설득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신중론… 거수투표하자 과반 찬성 돌아서
국힘 “협치정신 이어가도록 노력”… 정호영 자진사퇴 가능성에 무게



‘찬성 208표, 반대 36표’로 가결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찬성 208표, 반대 36표로 가결됐다는 내용이 전광판에 표시돼 있다. 한 후보자 인준에 반대해온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연 의원총회에서 격론 끝에 ‘가결’ 입장을 당론으로 전격 채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사실상 ‘치킨게임’을 이어 온 더불어민주당이 20일 결국 ‘가결 당론’을 채택한 것은 6·1지방선거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거를 불과 1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새 정부 발목 잡기라는 비판은 피해야 한다는 당내 중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당초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반드시 부결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등 지방선거에 나선 대표주자들이 선거를 의식한 ‘신중론’을 들고 나오자 당론이 빠르게 ‘가결’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 3시간 격론 끝 거수투표 한 野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찬반 및 ‘투표 연기론’까지 3가지 안을 놓고 3시간 넘게 격론을 벌였다. 의총 초반에는 한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부결론’이 강하게 이어졌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총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의 협치가) ‘협력 정치’를 줄인 말로 협치인 줄 알았더니 ‘협박 정치’ 협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중론’이 나왔다. 이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발언대에 올라 “임명동의안 부결은 즉사(卽死), 결정을 미루는 것은 말라 죽는 것”이라며 가결을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내지도부와 강경파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결 기류가 우세했는데, 이 위원장이 신중론을 들고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했다. 이 위원장에 더해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17명 중 12명도 한 후보자 인준을 바란다는 의견을 지도부를 통해 의총장에 전달하면서 가결로 무게가 확 기울었다는 것. “윤 대통령의 인사 실패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현 정부가 지고 가야 할 몫”이라는 주장도 가결 당론에 힘을 보탰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결과적으로 정부 인사 패착이 축적되면 국민이 평가해줄 것이란 주장이 공감을 얻었다”며 “선거를 앞두고 국민을 믿고 겸손하게 가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갑론을박 끝에 결국 민주당은 ‘거수투표’로 표결 방침을 정했는데 절반을 훌쩍 넘을 만큼 가결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지나치게 강경파 의견만 듣다가 결국 먼 길을 돌아오게 됐다”고 비판했다.
○ 與 “협치 첫발”이라지만 난제 산적
정부 여당은 즉각 환영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선대위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여야 간 협치 정신을 윤석열 정부 동안 이어나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관심은 이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에 쏠린다. 이날 윤 비대위원장은 “아직 임명되지 못한 장관이 있는데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할 것이고, 윤 대통령의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며 정 후보자 낙마를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총리 후보자 인준으로 여야 간 타협의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윤 대통령도 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에선 정 후보자가 이르면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22일 자진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정 후보자 임명 여부를 떠나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여야의 대치 정국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등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에 대한 징계안(30일 출석정지)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법적으로도,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다수당의 횡포이자 명백한 폭력”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23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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