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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송영길-박주민 컷오프 이틀만에 철회…계파 갈등 수습

입력 | 2022-04-21 19:27:00

송영길(왼쪽), 박주민. 동아일보 DB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 나설 서울시장 후보를 100% 국민경선으로 선출하기로 21일 확정했다. 송영길 전 당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에서 공천 배제하기로 했던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도 이틀 만에 철회했다.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포함해 추가 후보를 찾아 경선 대진표를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공천 배제 여파로 계파 갈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결국 마땅한 대안도 없이 당 내 혼선만 고스란히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약 2시간 넘게 이어진 비대위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후보는 100% 국민 경선으로 (선출)하고, 결선투표를 실시한다”며 “TV토론은 1회 이상 한다”고 밝혔다. 이어 “22일까지 추가로 후보 영입을 하고 적정 숫자를 경선에 포함시켜서 후보를 정하는 것으로 했다”고 했다. 19일 전략공천위가 공천 배제하기로 한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포함시키는 대신 새로운 인물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 고 수석대변인은 송 전 대표의 출마 강행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송 전 대표의 대선 패배 책임 및 계파 관련 발언 등에 대한 지적은 있었지만 여러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해 후보군을 넓히는 게 더 경쟁력이 있겠다는 판단 하에 의견을 그렇게 모았다”고 했다. ‘새 얼굴’과 관련해 그는 “여러 분들을 접촉할 계획”이라며 “어젯밤부터 오늘 사이에도 몇 분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 송 전 대표와 박 의원 배제 결정을 비대위가 받지 않았을 때 (접촉해온) 그분들 의사가 어떨지는 좀 더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경선 방식도 기존 ‘권리당원 50%, 국민 여론조사 50%’가 아닌 여론조사 100% 로 택했다. 당 내 기반이 약한 외부 인사 영입을 고려한 결정이란 분석이다.

당의 공천 배제 철회 방침에 송 전 대표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경선을 통해 ‘원팀 민주당’을 만들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적었다. 앞서 노영민 후보의 충북지사 후보 단수 공천에 반발하며 송 전 대표 배제 방침에 반대했던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늘 결정은 환영하지만 부동산과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은 지방선거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제 주장을 관철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를 향해서도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한 지 한 달 만에 왜 다시 선거에 나오게 되었는지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가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장 공천 방식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당내 갈등만 여과 없이 드러내며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송 전 대표를 향해 “송 전 대표는 스스로의 궁지모면을 위해 난데없이 이재명 후보를 앞세우는 해당(害黨)적인 분열꼼수정치를 즉각 걷어 들이라”고 했다. 전날 송 전 대표가 자신의 공천 배제에 대해 “이재명 정치복귀 반대하는 선제타격 의미”라고 한 데 반발한 것이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