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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등 윤핵관 고사에…윤석열 비서실장 인선 ‘인물난’

입력 | 2022-04-07 22:01:00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이 윤핵관의 고사로 인물난을 겪고 있다. 복수의 후보군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적임자로 꼽히는 이들은 좀처럼 눈에 띠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인선의 핵심은 누가 비서실장이 되느냐는 것이다. 새 정부 내각 인선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과 달리 윤 당선인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여전히 낙점하지 않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통령 비서실 인선의 첫 단추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의중을 꿰뚫을 만한 인사가 비서실장을 맡아왔던 만큼 정치권에서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비서실장 후보 0순위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장 의원은 여의도 복귀 의사를 밝히며 비서실장직을 고사한 상태다.

인수위 부위원장이자 국민의힘 4선 중진 권영세 의원도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권 의원도 인수위 활동을 종료하면 국회로 복귀해 입법 차원으로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한 편이다. 정무직 공무원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달리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장관직도 고사했다.

권 의원은 7일 기자들과 만나 “난 국회로 갈 것”이라며 “진작에 비서실장은 다른 좋은 분으로 가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비서실장과 의원직을 버려야하는 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일단은 몇개월 고생했으니 국회로 돌아가서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하나,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지. 특별히 자리 맡을 생각 없다”고 일축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최측근들이 모두 비서실장직에 손사래를 치면서 연일 새로운 인물만 오르내리면서 후보군만 늘어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비서실장 인선 기준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어떤 분야의 인사든 전문적인 감각을 겸비해야 하고 경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그 분야가 경제 분야든, 사회 분야든, 어떤 분야든 망라해서 그런 기준으로 요청하고 있고 경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서실장 후보군이 추려졌느냐는 질문엔 “추려지기 보다는 계속 말씀드리고 있고…”라며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선 윤 당선인이 비서실장의 최우선 조건으로 경제 분야 등에서 경륜이 있으면서도 정무감각이 검증된 인사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경제전문가나 60대 관료 출신 인사, 정치인 등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국무총리·경제부총리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임 전 위윈장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내각 콜’을 정중히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 당선인 측이 다시 접촉해 비서실장을 제안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임 전 위원장은 호남 출신으로 ‘경제 원팀’을 구상하는 윤 당선인의 콘셉트에 맞춰 한덕수 총리 후보자와 호흡할 적임자란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경제통’인 강석훈 인수위 정책특보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있다.

당 내에선 윤 당선인이 정치 경력이 짧고 총리 후보자가 정통 관료 출신이란 점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무감각이 탁월한 정치인을 발탁하는 게 윤 당선인의 국정운영에도 안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무형 비서실장으로는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과 4선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등이 거론된 바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특히 원 위원장의 경우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 하마평에도 오른 데이어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설과 맞물려 ‘맞수’로 차출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한 원외 중진은 윤 당선인의 정치경력을 감안해 “비서실장은 정무형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일단은 어떤 일이 터졌을 때 대처하는 감각이 굉장히 중요하다. 대통령과 소통이 잘돼야 하고, 참모들하고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야권 인사는 “지금과 같은 정국은 일반적인 여소야대가 아니라 심각한 여소야대”라며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과도 쉽게 접촉할 수 있는 정무 감각을 가진 비서실장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선 비서실장 인선도 대통령실 조직 축소와 맞물려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당선인이 대대적인 청와대 개혁을 예고했던 만큼 비서실장도 대통령실 직제 개편의 방향이나 폭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인선이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