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록이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장편 영화상을 발표 전 무대에서 윌 스미스에게 뺨을 맞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자신의 아내 관련 농담을 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린 것에 대해 연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4명이 “나였어도 스미스와 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고 답했다. 물론 폭행이 용납될 수 없다는 반응도 과반이었다.
5일 리서치 전문 기업 ‘미디어 리얼리서치 코리아’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 세계 성인 남녀 4만38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스미스의 아카데미 시상식 폭행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업체에 따르면 자신이 윌 스미스였으면 어떻게 반응했을 것 같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42.5%가 “그와 똑같이 반응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17.2%는 “폭력 대신 말로만 대응했을 것”, 9.8%는 “스미스보다 더 과격한 반응을 했을 것”이라고 각각 답했다.
이밖에 “다른 사람의 건강 문제·질병으로 인한 외모 변화에 대해 농담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에 58.5%가 응했다.
일각에선 스미스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응답자 중 75.9%는 “폭행 사건과 스미스의 연기력은 무관해 (수상은) 정당하다”고 했다. “정당하지 않다”는 반응은 20.4%였다.
윌 스미스와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오스카 시상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뉴시스
크리스 록 동생 “윌 스미스 아내 탈모증…형이 몰라서 농담했을 것”
스미스의 폭행에 대해선 크리스 록 대신 그의 친동생 케니 록이 크게 분노했다. 케니 록은 4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스미스는 자신의 홍보 담당자가 사과하라고 조언했기 때문에 형에게 사과했을 것”이라며 “사과가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어 “아카데미가 준 남우주연상을 취소해야 한다”며 “앞으로 스미스를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지난 27일 스미스는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난입해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핑킷의 민머리를 농담거리로 언급한 록의 뺨을 때린 뒤 “내 아내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며 격분했다. 이후 스미스는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젯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내 행동은 용인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크리스, 당신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한다.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