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투구 수 줄고 탈삼진 늘고…개막부터 드러난 S존 효과

입력 | 2022-04-04 14:27:00


SSG 외국인 투수 폰트

“이번 퍼펙트 투구도 스트라이크존(S존) 정상화의 영향이 있다고 봐야죠.”

허운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이 4일 동아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꺼낸 말이다. SSG 외국인 투수 폰트(32·베네수엘라)는 2일 창원 개막전에서 NC 타자 27명으로부터 연속 아웃 카운트를 빼앗는 퍼펙트 투구(비공인)를 선보였다. 허 위원장은 “지난 시즌이었다면 공 몇 개 정도는 볼 판정을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S존 정상화의 영향을 강조했다.

S존 정상화의 효과가 2022시즌 시작부터 드러나고 있다. KBO는 새 시즌에 앞서 S존에 걸치는 공에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콜을 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인기 하락세를 막고 국제대회 적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이틀간의 개막 시리즈에서는 KBO가 의도한 결과가 그대로 나타났다.

가장 큰 변화는 경기 시간의 감소다. 2, 3일 양일간 열린 개막 시리즈 10경기의 총 경기 시간은 31시간 13분으로 지난해(32시간 17분)보다 1시간 4분이 줄었다. 매 경기가 평균적으로 6.4분씩 빨리 끝난 셈이다.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7분으로 집계됐다.

허 위원장은 “아무리 재밌는 영화도 너무 길면 지루해진다”며 “이번 개막 시리즈 경기는 대부분 3시간이 조금 넘었는데 3시간 이내로 끝낼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경기 시간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투수들이 자신 있게 공을 던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번 개막 시리즈 10경기 투수들의 총 투구 수는 2843개로 지난해보다 125개가 줄었다. 투구 수 감소에도 탈삼진 개수는 15개가 늘어 171개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볼 비율은 33.9%로 2.9%가 감소, 스트라이크 비율은 35.0%로 1.2%가 늘었다.

권혁 SPOTV 해설위원은 “S존 정상화 시행 전에는 볼넷이 많고 경기 시간도 늘면서 팬들이 지루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변화는 프로야구 흥행에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이번에 정상화한 S존을 시즌 내내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S존 정상화 효과를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희관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 초에는 투수의 컨디션이 좋고 타자들은 경기력이 덜 올라왔기 때문에 안타가 안 나오면서 경기 시간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타자 경기력이 올라오면 경기 시간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 S존을 꾸준히 넓게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