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5월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입구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도발로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을 파기한데 이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에라도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유력한 징후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전에 핵·ICBM 모라토리엄을 완전히 무시하는 ‘벼량끝 전술’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3번 갱도 통하는 ‘지름길’ 뚫어 공기(工期) 단축
지난 2018년 5월24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가 폭파 방식으로 폐쇄됐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정보당국은 단기간에 갱도 복구를 완료해 핵실험 태세를 갖추려는 움직임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재 작업 속도로 볼 때 빠르면 한 달 정도면 복구가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김일성 생일(4월 15일)이나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 전후로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 핵·ICBM ‘시간차 도발’ 강행 가능성
지난 2018년 5월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폭파 전 북한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취재진에게 설명하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방법 상황판 맨 아래에 3번 갱도가 그려져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과거에도 1~2개월 간격을 두고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7차 핵실험이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화성-17형을 쏜 것이 7차 핵실험의 예고편이라는 얘기다. 북한은 2012년 은하 3호(장거리로켓) 발사 두 달 만에 3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2016년엔 4차 핵실험 한 달 만에 광명성호(장거리로켓)를 쏜 전례가 있다. 장거리로켓과 ICBM은 기반기술이 같아 언제든 ICBM으로 전용할수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풍계리에서 김 위원장이 작년 초 개발을 지시한 전술핵탄두를 테스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괴물 ICBM’으로 미국 본토 타격위협을 과시한데 이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단거리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핵무기를 완성해 대남(對南) 핵타격 위협까지 실증해보일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