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팡항공 여객기 132명 생사 불명
승객과 승무원 132명을 태운 중국 둥팡항공 MU5735편 여객기가 21일 오후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 산악지역에서 추락한 뒤 사고 지점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다. 목격자들은 비행기가 수직으로 추락했고 그 직후 산 중턱에서 화염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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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과 승무원 132명을 태운 중국 둥팡(東方)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가 21일 오후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산악 지역에 추락했다. 중국 당국은 사고 지역에 구조대를 급파했지만 여객기 추락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사고 수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민용항공국(민항국)은 사고 발생 약 2시간 반 뒤인 오후 4시 50분경 여객기 추락 사실을 확인했다. 사고 비행기에는 승객 123명, 승무원 9명 등 총 132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이날 오후까지 정확한 사상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민항국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한국인 탑승객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다만 추후 확인될 경우 한국대사관 측에 즉시 통보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 8869m 상공에서 2분 만에 수직 추락
사고 여객기가 추락한 지점 주변 폐쇄회로(CC)TV에는 사고 비행기가 상공에서 갑자기 수직으로 추락하는 장면이 담겼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리(李)모 씨는 베이징청년보에 “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멀리서 비행기가 하늘에서 수직으로 추락하는 것이 보였다”면서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연기가 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한 한 주민은 현지 매체에 “커다란 폭발음을 들였다”며 “추락 현장에 가보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고 가장 큰 파편은 비행기 날개 부분 조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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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들은 사고 발생 4시간 전 해당 지역 상공에 기상 악화 예보가 있었다는 점도 거론하고 있다. 중국 기상 당국은 사고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돌풍과 국지성 호우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강한 바람에 의한 날씨 변화에 주의하라는 당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사고 항공사 “사망자에게 비통한 애도”
중국 당국에 처음 신고가 접수됐을 때는 비행기 추락이 아닌 대형 산불 신고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산불을 일으켰고 당시 주변에 강한 바람이 불어 순식간에 큰불로 번졌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확산하고 있는 사고 발생 직후 영상을 보면 산불은 최소 두 곳 이상의 지점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여객기가 추락한 뒤 강한 충격으로 잔해들이 먼 곳까지 떨어져 나가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멀리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영상에서도 불길은 최소 2m 이상으로 높게 치솟았다.
이번에 추락한 중국 둥팡항공 소속 보잉 737-89P 여객기. 사진 출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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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