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석산의 공부수업/탁석산 지음/320쪽·1만8000원·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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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법을 가르쳐준다? 왠지 수능 1등이나 사법고시 수석합격자나 쓸 법한 고리타분한 주제 같다. 하지만 저자가 철학자 탁석산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철학 읽어주는 남자’(명진출판사), ‘행복 스트레스’(창비)의 지은이로 방송 패널로도 유명한 그는 말솜씨만큼이나 글도 쉽고 조리 있게 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학습론뿐 아니라 글쓰기와 말하기, 독서법까지 지적 도구를 활용하는 종합적인 노하우를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뿐 아니라 유명인들의 지적 편력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학습법 및 독서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섞어 읽기’다. 이는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분야를 읽음으로써 뇌 자극을 활성화시켜 학습효과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예컨대 소설을 보다가 지루해지면 물리학이나 국제정치학 책을 돌아가면서 읽는 것이다. 이는 일본 경영 컨설턴트 야마구치 슈의 학습법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3년 전 국내에 번역 출간된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앳워크)에서 철학 미학 역사학 심리학 등 다양한 인문학 책을 읽으며 경영과학 지식과 조합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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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서 ‘몰입’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경청할 만하다. 저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고교 재학시절 입시공부 대신 마크 트웨인 소설에 푹 빠져 학교를 결석한 일화를 들려준다. 이처럼 사랑에 빠지듯 자신을 홀리는 ‘인생의 책’을 시차를 두고 반복해 읽으면 ‘1회독’으로 파악할 수 없는 다양한 감상을 체험할 수 있다는 꿀팁도 눈길을 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