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7형’ 도발징후 추가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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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징후가 추가로 확인돼 한미가 정찰 자산을 동원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집중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신형 ICBM인 화성-17형(KN-28) 성능시험으로 판단한 한미는 북한이 조만간 본격적인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복구 작업 징후도 지속적으로 포착돼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 병력·발사대 이동 포착…추가 발사 임박
앞서 한미 군 당국은 3·9대선 이틀 뒤인 11일 이례적으로 북한이 두 차례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ICBM 성능시험이란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미 정찰위성에 신형 ICBM인 화성-17형 동체가 포착되면서 한미가 추가 분석에 나섰고, 양국이 최종적으로 화성-17형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 군 소식통은 “미국 측에서 먼저 우리 측에 ICBM 성능시험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통보했고 우리가 (발표에) 합의했다”고 했다. 다만 한미는 북한이 ICBM 성능시험을 통해 기존 액체연료가 아닌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등 획기적인 기술 진전 수준까진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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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계리 갱도 집중 복구…핵실험 가능성
한미 당국은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에 대한 감시 수위와 빈도도 높였다. 북한은 2018년 비핵화 조치라며 폭파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중 내부가 양호한 갱도 입구를 다시 뚫는 작업에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4개의 갱도로 구성돼 있다. 1차 핵실험과 2∼6차 핵실험은 1, 2번 갱도에서만 실시됐다. 3, 4번 갱도의 경우 한 차례도 핵실험이 실시되지 않아 갱도 내부가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폭파로 봉쇄된 입구만 복구하면 갱도를 바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를 반영하듯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작업은 갱도 입구 쪽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프 버뮤데즈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입구 정도만 파괴되고 내부 손상이 심하지 않았다면 3∼6개월이면 복구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올해 안에 풍계리 핵실험장을 단기간에 복구한다면 대형 수소폭탄이나 전술핵무기 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실제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복구 움직임 자체가 윤석열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 측은 13일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북한의 ICBM 발사 움직임 등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현재로선 밝힐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