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원장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부위원장에는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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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정대하게 하라. 논공행상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주말 동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을 논의하는 참모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고 한다. 대선 이후 국민의힘 내부의 ‘논공행상’에 대한 기대에 선을 그은 것이다. 윤 당선인은 13일 인수위 인선 1차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국민을 제대로 모시기 위해서는 인수위에 각 분야 최고의 경륜과 실력 있는 사람을 모셔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성과 실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능력주의’를 인사의 제1원칙으로 내세우겠다는 뜻이다.
① “논공행상 없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 구성과 관련 “‘자리 나눠먹기’ 식으로 해서는 국민통합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역대 최소 표차인 24만 표 차이로 당선된 상황에서 당선 초기부터 인사 논란이 불거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그는 성별과 지역을 고려하는 ‘균형 인사’를 인위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 인선에서 여성할당,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국민통합은 실력 있는 사람들을 뽑아서 국민을 제대로 모시고 균형 발전할 수 있도록 지역 발전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하는 게 더 우선”이라며 “(여성할당, 지역 안배를) 우선으로 하는 국민통합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이는 청년이나 미래 세대가 볼 때 정부에 대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내각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려고 했던 문재인 정부의 인사 기조를 깨겠다는 것이다.
② ‘실무형 전문가’ 중심
인수위에 현역 의원의 참여도 최대한 배제할 방침이다. 논공행상 여지도 차단하고 실제 일할 수 있는 실무와 현장 경험을 갖춘 인사 위주로 선임하겠다는 의지다. 윤 당선인은 후보 비서실 인사들에게 “지시만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인수위원으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광고 로드중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돌직구를 던지는 심정으로 이벤트를 지양하고 보여주기 식의 인사 쇼는 하지 않겠다”며 “저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이벤트가 아니라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③ ‘속도전’ 인사
윤 당선인은 당선 일주일 만인 이번 주 내 인수위 인선도 모두 마칠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민생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정부 업무를 인수하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수위원 24명에 대한 전체 공개는 이르면 이번 안에 가능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 이후 각각 7일, 18일 만에 인수위를 꾸리고 현판식을 열었다. 인사 검증 작업도 “속도감 있되 확실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윤 당선인은 사상 최초로 인수위 단계부터 정부의 공식 인사자료를 활용하게 된다. 2017년 3월 인수위법 개정으로 중앙인사관장 기관장에게 인사기록 및 인사관리시스템 등의 열람 또는 활용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 내부에 별도의 인사검증팀 설치도 지시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