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후 제주시 개표소인 사라봉 다목적체육관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3.9/뉴스1 © News1
그동안 대선마다 유지된 ‘제주1위=당선’이란 공식을 깨고 처음으로 전국 표심과 제주 표심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이에 약 3개월 후 제8회 전국지방동시선거를 앞둔 지방정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제주도민 40만9649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이 중 52.59%(21만3130명)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 윤 당선인의 득표율은 42.69%(17만3014명)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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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대선 다음 날 “제주도민의 선택에 감사하다”고 밝힌 양당 제주도당은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민주당은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높았던 제주도민의 지지율이 ‘민주당 제주도정’ 창출로 이어지길 희망하고 있다.
비록 대선에서는 졌으나 절반이 넘는 지역 표심을 얻은 만큼 그동안 이루지 못한 민주당 소속 제주도지사 배출을 꿈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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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 결과 윤석열 당선인이 확정된 10일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제주도당위원장(왼쪽)과 국민의힘 허향진 제주도당위원장 직무대행이 각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22.3.10/뉴스1© 뉴스1
이번 도지사 선거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민주당은 과거의 과오를 재연하지 않기 위해 과열된 경선 과정에서의 내부분열을 막고 지지층 결집을 도모할 계획이다. 특히 새 정부 수립 과정에 도민들의 관심과 여론이 쏠릴 수밖에 없어 표 이탈을 막기 위한 방법도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재호 도당위원장은 “선거 때마다 ‘민주당은 자꾸 분열해 탈’이라는 질책을 들었다. 도지사 후보 선출 과정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보군들과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 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도당은 비교적 짧은 기간 제주지역 조직력을 재정비한 결과 나름 지지율에서 선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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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도당은 이번 대선 승리가 지방선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토대로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중앙당과의 면밀한 소통을 통해 중도진영까지 지형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제주도지사 및 제주도의원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방침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르면 다음 달 중하순까지 공천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다수당 지위를 내놓아야 했던 국민의힘(옛 자유한국당)이 이번에는 얼마나 의석을 재탈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또 원희룡 전 도지사 사퇴로 무주공산이 된 제주도지사직을 놓고 보수 진영에서도 자천타천 후보군들이 거론되고 있어 표심 몰이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허향진 도당위원장 직무대행은 “1년 전만 해도 제주에서 민주당과 20% 이상 지지도 차이가 있었는데 조직 재건과 원희룡 전 도지사의 지원 등이 결합돼 이번 대선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당이 승리한 만큼 더 많은 도지사 후보군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도의회는 더불어민주당 30명, 국민의힘 5명, 민생당 1명, 정의당 1명, 무소속 1명과 교육의원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