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군 산불 이틀째인 5일 화마가 덮친 북면 신화 2리 마을이 잿더미로 변해있다. 2022.3.5/뉴스1
5일 오전 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리에 사는 60대 주민 A씨는 휴대전화를 움켜쥔 채 이렇게 말했다.
전날 오전 11시17분쯤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부구리까지 올라올 당시의 아찔한 상황을 떠올린 A씨는 “불이 여기까지 번질지 몰랐다”고 했다.
이어 “전화를 붙잡고 소방서에 ‘제발 집 좀 지켜달라’는 부탁만 남긴채 정신없이 불길을 피해 도망나왔다”고 전했다.
울진군 북면 신화리에 사는 60대 김모씨도 “집 뒷쪽 산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집으로 달려갔지만 화마를 피할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소방서에 신고를 하려 했는데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 왜 하필 그때 전화가 되지 않았는지…”라며 허탈해 했다.
김씨와 한 동네에 사는 70대 이모씨는 “순식간에 불이 집까지 내려왔다. 말그대로 속수무책이었다”고 말했다.
경북 울진 산불 이틀째인 5일 오전 울진군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보낸 이재민들이 진화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임시 대피소에는 신화리 등 5개 마을 주민 등 400여 명이 대피해 있다.2022.3.5/뉴스1
마을회관 1곳과 창고 28곳, 교회 1곳, 울진군환경자원사업소 등을 합하면 158곳의 부동산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송전선로 4회선도 차단돼 복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풍을 탄 불길이 이틀 동안 마을 곳곳을 집어삼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오전까지 산불 피해 면적은 울진 5570ha, 삼척 496ha 등 6066ha에 달한다. 이는 축구장(0.714ha) 8496개 면적과 맞먹는다.
(울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