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씨가 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1.11.03.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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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업자 김만배 씨가 현직 대법관에게 50억 원 빌라를 사주겠다고 언급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18일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김 씨가 동업자 정영학 회계사에게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 원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다” “그분 따님이 살아”라고 말했다. 녹취록 속 대법관은 화천대유 고문을 지낸 권순일 전 대법관과는 다른 현직 대법관이다. 해당 대법관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들이 현직 대법관을 대상으로 로비를 논의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이다.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의 세부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돈을 요구해 김 씨가 골치 아프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록이 지난달 공개됐다. 김 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형이 가지는 있는 카드면 죽어”라고 한 녹취록은 이달 공개됐다. 김 씨는 곽 전 의원은 아들, 박영수 전 특별검사는 딸을 통해 우회적으로 로비를 한 의혹이 있다. 현직 대법관을 거론하면서도 딸 얘기를 한 것을 보면 가족을 활용하는 것이 ‘상용 수법’이라고 할 만하다.
당초 ‘그분’ 논란은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김 씨인지 아니면 제3의 인물인지에서 시작됐다. 이번 녹취록이 나오자 여당은 “녹취록 속 ‘그분’은 이재명 대선 후보가 아닌 현직 대법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김 씨가 말하는 내용의 또 다른 녹취록을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에 대한 허위 발언 부분만 발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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