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둔 27일 오후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1.27/뉴스1 © News1
상인들은 열리지 않는 지갑에 애가 타고, 손님들은 무섭게 오른 물가에 좌판 앞에서 망설이기를 반복했다.
시장을 둘러보니 양 손에 한아름 물건을 든 사람보다 소소하게 비닐봉지 한 두개씩만 든 손님들이 더 눈에 띄었다.
인근에서 좌판을 운영하는 상인 역시 “오늘 장 끝날 때까지 가져온 물건이나 다 팔면 다행”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나마 생선, 과일 코너에는 제수용 음식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었지만 상인들 속내는 엇비슷했다.
대목은 대목인지라 평소보다 바쁘긴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설 연휴를 앞둔 27일 오후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1.27/뉴스1 © News1
장을 보러 나선 시민들 역시 머리가 아프긴 마찬가지였다. “얼마예요?”라는 질문은 여기저기서 들려왔지만 치솟은 물가 탓에 실제 구매로 이어지기는 어려워보였다.
이날 만난 이미화씨(75)는 “명절 때 먹을 빙떡 재료랑 도마랑 제수용품 이것저것 사러 왔다”며 “현금 딱 8만원 뽑아 왔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서 다 못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집이 근처라 장 설 때마다 자주 왔었는데 요새는 코로나가 무서워서 가끔씩만 들른다”며 “사람이 많아보여도 코로나 전에는 이것보다 훨씬 많았는데 줄어든 게 눈에 보인다”고 말하며 발길을 재촉했다.
설 연휴를 앞둔 27일 오후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1.27/뉴스1 © News1
과일류는 7개 품목(사과·배·단감·귤·밤·대추·곶감)을 구매할 경우 지난해 설 명절 때보다 3.4% 오른 8만2000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육류 및 해산물류 6개 품목(소고기·돼지고기·계란·옥돔·동태포·오징어) 구매 비용은 지난해 설 대비 20.2% 높은 14만190원, 가공식품류 6개 품목(밀가루 등) 구매비용은 전년보다 22.3% 상승한 4만9630원선으로 파악됐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