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겟 백’ 번역 서강석 - ‘딥 퍼플’ 평전 낸 이경준 씨 인터뷰
초면인 두 전문가는 통성명 대신 음악 얘기부터 꺼냈다. “딥퍼플도 초기에 비틀스의 곡을 리메이크했죠.”(서강석·왼쪽) “그때는 서로 체급 차이가 많이 났으니까요. 하하.”(이경준)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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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명부터 상식을 깨는 두 권의 음악 책이 나왔다.
첫째는 ‘비틀즈: 겟 백’(항해). ‘BY THE BEATLES(지은이 비틀스)’라는 활자가 표지에 선연하다. 비틀스의 네 멤버가 함께 책을 썼다? 그것도 두 명(존 레넌, 조지 해리슨)이 고인인 지금?
“1969년 1월, 음악 작업을 하던 비틀스 멤버들의 대화가 본문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그들이 쓴 거나 다름없죠. 비틀스가 저자인 책은 지구상에 두 권뿐인데 이 책과 22년 전 나온 ‘비틀스 앤솔로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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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딥 퍼플’(그래서음악). ‘Smoke on the Water’, ‘Highway Star’로 유명한 영국의 전설적 하드록 밴드이지만 이들을 다룬 단행본이 국내에서 나온 건 처음이다. 레드 제플린을 다룬 책이 네 권이나 나오는 동안 골수팬이 상대적으로 적은 딥 퍼플은 출판시장에서 외면당했다. 그들의 평전을 번역서도 아닌 한국 평론가가 지은 책으로 만나는 일은 그래서 신선하다.
“딥 퍼플의 평전은 해외에도 세 권뿐인데 저마다 사실 서술이 다릅니다. 국내에 떠다니는 정보 중에 틀린 것도 많고요. 정확한 이야기를 제가 직접 확인해 기록하고 싶었죠.”
저자인 이경준 대중음악 평론가가 458쪽에 달하는 역작에 착수한 것은 딥 퍼플의 21집 ‘Whoosh!’(2020년)를 들은 직후다.
“반세기 이상 활동했고 다섯 멤버 중 넷이 70대의 나이이지만 여전히 훌륭한 앨범을 내는 것이 놀라웠죠. 한편으론 최후가 온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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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회장과 이 평론가는 멈추지 않는다. 새 비틀스 연대기 번역, 또 다른 해외 헤비메탈 밴드 평전 집필에 각자 착수했다.
“수십 년 좋아한 음악가들을 위해 흥미롭고 보람된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싶습니다.”(서강석, 이경준)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