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응” 분석 속 “신사업 투자 실탄 마련” 의견도 매수한 칼라일과 우호적 관계… 지배력 떨어질 가능성 크지 않아 현대글로비스 주가 6.4% 올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히지만 정 회장이 확보한 자금의 사용처를 놓고 신사업 투자, 지배구조 개편 등 여러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6일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대주주인 정 회장은 전날 오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123만2299주(3.29%)를 팔았다. 같은 방식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또한 기존 보유주식 251만7701주(6.71%) 전량을 팔았다. 회사 측은 이번 주식 매각이 글로비스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분 감소로 정 회장의 지배력이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 회장 부자(父子)의 주식을 매수해 현대글로비스의 3대 주주가 된 곳이 칼라일그룹이어서다. 정 회장은 2019년 서울에서 진행된 칼라일 초청 대담에 참여해 경영 비전을 제시하는 등 칼라일 측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이에 칼라일이 정 회장의 우군(友軍) 역할을 하며 신사업 투자를 지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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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현대글로비스 주식은 전날보다 6.36% 오른 1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0.40% 상승한 19만1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이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며 현대모비스 주가도 4.86% 오른 26만9500원에 마감됐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