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경계 허무는 패션 품목 확대 남성용 부츠 매출 1년새 29% 늘어 “출근-일상복에 두루 잘 어울려” 퍼 인기에 털 달린 남성화도 출시
과거 ‘여성용’ 꼬리표가 붙던 부츠, 퍼·무스탕 제품이 최근 남자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 남성복 브랜드 에이징씨씨씨의 무스탕(위쪽 사진)과 닥터마틴의 첼시 부츠. 각 사 제공
부츠를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은 최근 패션에서 성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 반바지 등 주로 의류에서 시작된 젠더리스 패션은 최근 잡화로 확대되는 추세다. 패션에 대한 남자들의 관심과 지출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보다 폭넓은 카테고리에서 성별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광고 로드중
최근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신(新)남성 패션은 ‘퍼(fur)’다. 보온성 높고 착용감도 좋지만 여성용이라는 인식이 강해 진입장벽이 높았던 제품군이다. 지난달 무신사 내 남성용 퍼·무스탕 제품 매출은 2019년 동기보다 57% 증가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남녀 공통 퍼·무스탕 카테고리에서 남성용이 랭킹 상위권에 오르는 횟수가 잦아졌다”며 “특히 무스탕의 경우 긴 외투보다는 단출하고 쇼트패딩, 쇼트코트보다는 무게감 있는 분위기 덕에 인기”라고 설명했다.
퍼 제품에 대한 남성 수요가 늘자 해외 브랜드들은 올해 처음 국내 시장에 털 달린 남성화를 출시하기도 했다. LF가 판매하는 미국 신발 브랜드 콜한은 올겨울 남성용 털 슬리퍼 2종을 처음 선보였고, 독일 브랜드 버켄스탁은 털 달린 남성용 뮬까지 구색을 확대했다. LF 관계자는 “그동안 남성 패션에서 ‘넘을 수 없는 장벽’처럼 여겨지던 퍼가 남성 잡화 카테고리까지 장악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