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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이재명… 지지율 정체에 공약 제동, 수습 나설 인물도 안보여

입력 | 2021-11-20 03:00:00

與 ‘선대위 쇄신론’ 두고도 의견 분분
일부선 “차라리 지금 위기여서 다행”… 내주 텃밭 호남 방문 통해 반전 모색
李 “인물 비교하면 이재명이 나은데… 민주당이 싫다는 분들 꽤 있어”
갤럽 여론조사 尹 42% - 李 3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대전 서구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발언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말 그대로 위기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1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당의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전 국민 지원금 등 이 후보가 내걸었던 공약들도 연이어 제동이 걸리고 있기 때문. 민주당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 쇄신론 등을 두고 중구난방이 계속되고 있지만 “위기를 수습할 마땅한 인물도,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 與, 거듭된 악재에 위기의식 팽배

이날 오전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 여론조사 결과에 민주당은 술렁였다. 한국갤럽이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선 4자 구도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42%)는 이 후보(31%)를 11%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같은 조사와 비교해 윤 후보는 11%포인트 올랐고, 이 후보는 3%포인트 내려가면서 순위가 바뀐 것. 전날(18일) 이 후보가 자신의 전 국민 지원금 제안을 철회한 데 이어 윤 후보에게 1위를 내주면서 민주당의 당혹감은 더 컸다.

특히 여권이 우려하는 건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이 후보의 경선 슬로건이 자칫 빛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후보가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던 전 국민 지원금과 기본소득은 사실상 제동이 걸린 상황. 여기에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사퇴 전 마지막으로 결재했던 일산대교 통행 무료화도 법원에 의해 없던 일이 됐다. 시장, 도지사 등을 거치면서 쌓은 행정 경험과 추진력을 앞세우겠다는 이 후보 측의 구상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된 것.

선대위 쇄신론 역시 아직 뚜렷한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측근 그룹을 중심으로 한 별도 조직을 꾸리기로 했지만 일부 의원은 “중진 의원들은 뒤로 물러나고 초·재선들이 전면에 나선 선대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원톱’이 유력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맞서 이해찬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지금 위기가 닥쳐 다행” 의견도

이 후보 측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당과 선대위 혁신으로 돌파하겠다”는 태도다. 이 후보도 이날 충청 지역으로 향하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출발 인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져서 걱정하는 분이 많지만 저는 우리 국민을 믿는다”며 “지금은 인물을 비교하면 이재명이 낫긴 한데 민주당 싫다, 부족하다 이런 분들이 꽤 있다. 그런 분들도 제가 결국 설득해서 같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민주당이 너무 안일하게 움직인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며 “선대위나 당이 혁신적인 대책을 써 보겠다”고 말했다. 전 국민 지원금이 불발됐지만 ‘이재명표 3종 패키지’의 남은 분야인 지역화폐, 소상공인 손실보상에서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이 후보 측과 민주당의 구상이다.

여기에 ‘원팀’ 선대위에 이어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통합을 통해 진보 진영 결속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집토끼’ 단속에 집중해 핵심 지지 기반을 마련한 뒤 중도층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민주당은 다음 주로 예정된 이 후보의 호남 방문을 통해 여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부터 반전의 바람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차라리 지금 위기가 닥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며 “대선까지 100일도 더 남아있기 때문에 전열을 재정비해 나선다면 결코 불리한 싸움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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