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국과 외교적 협의 강화할 것” 中 당분간 수출통제 풀 가능성 낮아 8000원짜리 20만원까지 치솟아
요소수 품귀 일파만파… 공공안전-물류까지 번져 요소수 품귀 현상이 확산되면서 화물차, 버스, 중장비 등의 운행 차질은 물론이고 국민 안전과 직결된 소방, 구급 등 공공 부문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요소수 공급난이 언제 풀릴지 기약이 없어 경유 승용차를 운행하는 일반 소비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4일 경기 부천시의 한 화학공장에 ‘요소수 판매를 무기한 중단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부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 중인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대신해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가 열렸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요소수 부족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안일환 경제수석이 참여했다. 청와대는 “참석자들은 국내 요소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관련국과의 외교적 협의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력난으로 요소 생산을 줄인 중국이 당장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은 낮다. 이에 따라 요소수 공백에 따른 패닉은 더욱 커지고 있다. 8000원 안팎이던 요소수의 호가가 20만 원까지 치솟은 데다, 이마저도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외교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에서도 요소수 사태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나섰지만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화물차들 운행 멈출판”… 러시아산 요소수는 내년초에야 도입
[공급망 불안, 민생경제 충격파] 러시아산 물량, 中공급량 10% 불과… 산업용 요소수 차량용 전환도 검토
하지만 중국의 요소 수출 통로는 여전히 굳게 닫혀 있다. 국내 요소수 가격 폭등에 일부 소비자들은 중국 등에서 직접 구매에 나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국내 한 배송대행업체는 “중국 세관 당국으로부터 차량용 요소수 관련 공문이 있었다. 이날(4일)부로 선적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요소수 주문을 취소해 달라”고 안내했다. 소비자들의 중국 직접구매 경로마저 막힐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국내 요소수 가격은 더욱 치솟고 있다. 평소 10L(리터)짜리 1통에 8000원 안팎이던 요소수 가격은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이번 주초 10만 원을 호가하던 것이 하루 이틀 새 15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급등한 상황이다. 일부 화물차 운전사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요소수 때문에 조만간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하소연했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러시아산 요소의 도입도 당장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러시아산 요소가 도입되기까지는 적어도 2,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이날 국내 요소수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는 롯데정밀화학이 내년 1월부터 러시아산 요소를 공급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중국에서 들어와야 할 물량의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정밀화학 측은 “러시아산 요소도 생산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어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3차 한-러시아 지방협력포럼 개회식 인사말에서 “긴급한 요소수 수입을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이 아주 필요한 시점”이라며 방한한 러시아 상원의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