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단 당부에 차분하던 양팀 팬 비디오판독 판정번복에 흥분 고조 마스크 내린채로 함성 지르기도
“여러분. 오늘 경기도, 매너도 이깁시다. 함성 지르시면 안 됩니다!”
4일 프로야구 두산과 LG의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선승제) 1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 경기 시작을 10여 분 앞두고 양 팀 응원단장들은 팬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무용지물이었다. 1회초 두산 선두 타자 정수빈이 LG 선발 수아레즈에게 삼진 아웃을 당하자마자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5회초 두 차례 이어진 비디오 판독 과정에서도 양 팀 관중석에서 번갈아가며 야유가 쏟아졌다. 한 야구팬은 마스크를 아예 턱 밑으로 내린 뒤 수차례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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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50대 남성 A 씨는 “미성년자 접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접종받지 않은 학생들을 벌써부터 야구장에 못 오게 하는 건 너무하다”며 “접종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그때부터 방역패스를 적용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인 1만9846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경기 시작 30분 전 3루 출입구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관중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구장 직원들이 바닥에 노란색 2m 거리 두기 스티커를 붙여뒀지만 이를 지키는 관중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