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5~11세 연령을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이 곧 시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해당 연령의 자녀들을 둔 부모가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응답자의 76%가 자녀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더 크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뿐 아니라 아이들의 보호를 위해서도 이 연령대의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의료조사기관 카이저가족재단(KFF)이 공개한 설문조사 발표를 인용하며 아직 많은 부모들이 어린 자녀에게 당장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받게 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특히 해당 연령이 자발적으로 백신 접종을 받기 어려운 만큼 부모들이 직접 자녀들의 예방 접종을 받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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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부모는 아이들에게 백신이 필요하다는 것조차 동의하지 않았다.
KFF 측은 최근 해당 연령에 대해 진행했던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되며 백신이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으나 지난 7월 조사했던 수치와 거의 차이가 없다며 임상시험 증거가 부모들을 설득하는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이 가장 우려한 부분은 안전성이었다. 설문 응답자들 중 76%는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해 ‘매우’ 또는 ‘다소’우려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71%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까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백신이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진 답변자도 많았다. 전체 설문자 중 66%가 아이들이 미래 출산 시 백신으로 인한 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KFF에 따르면 지난 1월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에선 3%만이 백신이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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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 소아과학회(AAP)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미국 내 소아청소년 코로나19 감염자는 모두 약 630만명으로 지난 일주일간 11만8000명의 소아청소년이 새로 코로나19에 확진됐다. KFF에 따르면 아이들은 가벼운 코로나19 감염에도 장기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통계적으로 아이들이 감염되면 나 같은 노인이나 기저질환자들에 비해 심각한 결과로 진행되지 않을 확률이 훨씬 더 높지만 그렇다고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없는건 아니다”라며 “전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에서 많은 아이들이 감염되고 있다”며 어린아이들의 백신 예방접종도 질병 확산을 줄이는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크리스 퍼넬 미국 럿거스대학교 의과대학 박사는 ”기다려보겠다는 범주에 속한 사람들은 설득 가능하고 백신 접종받도록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부모들이 백신 접종의 이점이 잠재적인 위험보다 더 크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해야 하며 학교, 약국 및 소아과 의사 사무실에서 어린이용 백신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오는 11월 초부터 5~11세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약 2800만명이 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미국 전역의 소아과 등 의료기관들이 백신 접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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