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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황무성 사퇴전 ‘공사 수익 50% 보장’→사퇴후 ‘1822억 고정’

입력 | 2021-10-26 03:00:00

[대장동 개발 의혹]180도 바뀐 대장동 개발 사업구조




‘공사에 (대장동 전체 개발 이익의) 50% 수익 보장’(1월 26일)→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중도 사퇴(2월 6일)→‘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한 공모지침서 공고’(2월 13일).

2015년 2월 6일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유한기 개발본부장의 사퇴 종용으로 당일 사표를 제출한 황무성 사장의 퇴임 이후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익 배분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검찰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놓고 황 전 사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와 의견이 달랐던 점을 사퇴 이유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의 공소장을 통해 2014년 말부터 2015년 2월까지 유 전 직무대리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특혜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 황무성 사표 후 사라진 ‘50% 수익’ 설계안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1월 26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대장동 제1공단 결합도시개발사업 신규 투자사업추진계획안’을 논의해 의결했다. 규정상 당시 기획본부장이던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위원장을 맡기로 되어 있었는데 불참했다. 그 대신 황 전 사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내부 인사 4명과 외부 인사 2명이 심의위원으로 참석했다.

심의위에서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설립과 개발에 따른 수익 배분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심의위에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 밑에서 전략사업팀장을 맡고 있던 김민걸 회계사가 간사로 참석해 투자 및 수익 방안을 위원들에게 설명했다. 김 회계사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추천으로 2014년 11월 공사에 입사했다.

이 자리에서 심의위원인 이현철 개발사업2팀장은 “50% 이상을 출자한다고 했는데 사업의 수익도 50%를 받을 수 있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회계사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50% 이상을 초과 출자할 것이기 때문에 50%에 대해서는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당시 심의위에서는 대장동 분양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한 외부위원이 “분양률이 97% 정도 될 때에는 손익분기점이 되는 것 같은데 분양률이 그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느냐”고 묻자 김 회계사는 “97%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의위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분에 따라 50% 이상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의결했다. 투자심의위 시행세칙에 따르면 의결된 안건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사업 추진에 반영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불과 열흘 후인 2015년 2월 6일 황 전 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현재 기준으로 3500억 원 정도인 ‘50% 수익’ 방안이 사라지고, 공사가 고정이익 약 1822억 원만 가져가는 내용이 담긴 공모지침서가 2월 13일 공고된 것이다. 공모지침서는 정민용 변호사가 작성했다. 정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추천으로 공사에 입사했다.

○ 실무진의 수익 70% 환수 의견도 묵살

황 전 사장의 퇴임 이후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실무진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2015년 2월 11일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은 대장동 개발 실무를 담당한 개발사업본부의 개발사업1팀과 2팀에 각각 공모지침서 검토를 요청했다.

공모지침서를 검토한 1팀의 주모 전 개발계획 파트장은 “공사에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컨소시엄에 높은 점수를 주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 전 파트장은 공모지침서에 담겨 있던 1공단 공원 조성비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 가운데 60∼70%를 공사의 수익으로 보장하는 컨소시엄에 만점을 주는 평가 항목을 도입하자는 보고를 올렸다. 주 전 파트장은 당시 김문기 1팀장을 거치지 않고 정 변호사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유 전 직무대리가 이를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기 이현철 2팀장은 “택지 조성까지 최소 1, 2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이후 경제상황을 알 수 없어 플러스알파 검토를 요한다”는 내용을 담은 검토 의견을 수기(手記)로 써서 개발본부장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이틀 뒤인 2월 13일 공고된 공모지침서에는 이 내용이 빠졌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