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거쳐 부시 정부 외교수장, 걸프전 승리 이끌며 대선후보 거론 이라크전 개전 밀어붙여 오점도… 1970년대 동두천 근무 한국과 인연
18일(현지 시간) 별세한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2017년 6월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저서를 선물하고 있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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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최초로 미국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장관이 18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파월 전 장관의 유족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내고 “파월 전 장관이 오늘 아침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며 “우리는 사랑했던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이며 또한 위대한 미국인이었던 그를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돌파감염으로 합병증 증세를 보여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파월 전 장관은 군과 외교 분야에서 수차례 ‘최초’라는 기록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1937년 뉴욕 할렘가에서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뉴욕시립대 학군단(ROTC) 장교로 임관 후 1963년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흑인 최초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최연소 합참의장(당시 52세)에 임명됐다. 200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 자리에 오르며 군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외교수장이 됐다. 당시 상원은 만장일치로 그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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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전 장관은 국무장관 시절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라고 불렀던 대북 강경파이기도 했다. 퇴임 이후에도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던 그는 2017년 한국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정권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침공하는 것은 절대 생존하지 못하는 자살 행위”라고 경고했다.
파월 전 장관은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1973∼1974년에 동두천의 주한 미군부대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2004년 신기남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동두천, 의정부는 집과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1995년 펴낸 책에서는 한국에서 복무했던 내용을 회고하며 한국군에 대해 “지칠 줄 모르고 똑똑한 군인들”이라고 칭찬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