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P 올려 年 1%대 금리 시사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정도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번 회의에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지만 다음 달엔 0.25%포인트 올려 ‘연 1%대 금리 시대’를 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달 상황이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추가 인상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다수 위원의 견해였다”고 말했다.
당장 이날 금통위에서 임지원, 서영경 금통위원 2명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앞서 7월에도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이 나온 지 한 달 만에 한은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상회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일부 경기 회복을 제약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일반적인 스태그플레이션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자칫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어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4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12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28일(1201원) 이후 처음이다. 이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은 주요국 통화보다 다소 빠르게 상승했다”며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