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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까도 까도 끝없는 박영수, 4년 반 특검 어떻게 했길래

입력 | 2021-10-04 00:00:00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 이모 씨가 운영하는 분양대행업체가 대장동에서 화천대유가 직접 시행한 5개 블록의 분양대행을 독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서 명목이 불분명한 100억 원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사건에서 박 전 특검의 이름이 또다시 등장하면서 박 전 특검의 역할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화천대유와 특별한 관계가 아니고서는 한 업체가 분양대행을 싹쓸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박 전 특검이 이 씨의 인척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박 전 특검은 이 씨가 운영하는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를 지낸 적이 있고, 박 전 특검의 아들도 이 씨가 운영하는 또 다른 회사에서 근무했을 만큼 친분이 있다.

또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와 관련해 안 걸치는 곳이 드물 정도로 여러 곳에 관여했다. 본인은 2016년 4∼11월 화천대유의 상임고문을 지냈고,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했고, 화천대유가 보유한 대장동 잔여세대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이에 ‘특검으로 임명된 뒤 화천대유에 관여한 바 없다’는 박 전 특검의 주장에도 의문이 커진다. 박 전 특검이 국정농단 특검으로 근무한 2016년 12월부터 올해 7월 사이에 대장동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됐고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7000억 원대의 수익을 올렸다. 고액의 고문료를 받은 데다 다양한 관계들로 얽힌 화천대유에서 벌어지는 일을 박 전 특검이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박 전 특검은 특검 재직 중에 ‘가짜 수산업자’와 어울리면서 고급 외제차량을 공짜로 빌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박 전 특검은 짧은 해명만 내놓고 있다. 이것은 특검을 지낸 고위 법조인으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박 전 특검은 한 점 의문도 남지 않을 때까지 직접 나서서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또한 검찰은 그와 가족이 고문료 외에 추가적인 금품이나 정상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과도한 보상을 받은 사실이 없는지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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