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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독립운동 김노디-안정송 지사 훈장

입력 | 2021-09-24 03:00:00

金지사, 日帝의 여성 학대 폭로
安지사, 한글교육 민족의식 고취
文대통령 “가슴 울리는 애국의 역사”



미국 하와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일제강점기 당시 한인들의 해외이주와 독립운동을 지원한 고 김노디 지사의 후손에게 건국훈장을 건네고 있다. 호놀룰루=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 이민 1세대로 일제강점기 독립자금 모금을 지원하고, 일제의 여성 인권 유린행위를 폭로하는 등 독립운동에 기여한 고 김노디 안정송 지사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했다. 현직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훈장을 해외에서 직접 추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김노디 지사는 미국 오벌린대 재학 중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1차 재미한인대표자회의에 참석해 일본이 여성에게 가한 잔학한 행위를 폭로하고 여성교육 및 교육기관 설립을 위해 노력했다. 또 대한부인구제회 임원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고 1921년부터는 미국 각지를 돌며 독립의 필요성을 전하는 활동을 했다.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안정송 지사는 하와이 지역 학생들에게 민족의식과 한글을 가르쳤다. 또 대한부인회와 대한부인구제회 임원으로서 독립자금을 모집하고 해외 동포들을 후원하며 독립운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광복 후에는 재미한족연합위원회 일원으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했다. 하와이와 미주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한 고 안원규 지사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이날 훈장 추서식이 거행된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는 해외 최초이자 미주 최대 규모의 한국학 연구기관으로 최근 두 지사에 대한 독립운동 공적을 확인한 곳이다. 이 연구소의 확인 결과를 토대로 국가보훈처는 올해 3·1절에 두 지사에게 훈장을 수여했고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한 문 대통령은 하와이를 찾아 김 지사의 자녀인 위니프레드 리 남바, 외손녀 앤 남바 씨와 안 지사의 손녀 카렌 안 씨에게 훈장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하와이 동포사회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애틋하다”며 “(하와이는) 나라가 국민의 삶을 지켜주지 못할 때인 1903년 처음으로 근대 이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와이 동포들은)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품삯의 3분의 1을 떼어 300만 달러 이상의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후원회를 결성해 조직적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언제 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애국의 역사”라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