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져 더 깊은 가을로 들어서는 절기상 춘분인 23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에 ‘가을바람이 머물다간 들판’이라는 주제로 조성된 꽃길이 공개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을의 정취를 맘껏 즐길 수 있는 테마 꽃길 거리는 홍제천 ‘홍연2교’에서 ‘폭포마당’까지 총 670m구간에 이른다. 서대문구청은 이를 위해 맨드라미와 황화코스모스 등 12종 4만 2천여 본의 꽃으로 고향의 집, 꽃들의 향연, 허수아비 정원, 강강술래 등 4개 소주제로 개성 넘치는 꽃길을 연출했다.
홍연2교에서 홍제천 상류 쪽으로 올라가면 ‘고향의 집’ 테마존이 가장 먼저 산책길 시민들을 맞는다. 초가지붕 위에 놓여있는 노랗게 익은 호박에는 따스한 가을 햇살이 스며 있고 옛 시골집과 마당을 재현한 테마 길은 고향의 향수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테마 꽃길 거리의 백미는 폭포마당 쪽에 다 모여 있다. ‘강강술래’ 구간은 수천 송이의 국화로 만든 대형 보름과 오방색의 한복을 입힌 토피어리 인형들이 눈에 띈다. 바로 옆에 조성된 ‘허수아비 정원’에는 하늘거리는 억새와 웃음 띤 허수아비들이 서있어 안구정화가 될 만큼 목가적이다. 이밖에도 폭포마당 뒤쪽으로 이어지는 안산 허브원과 자락길로 발길을 옮기면 깊어 가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힘든 시기에 나들이를 겸해 홍제천 변 꽃길을 걸어 보셔도 좋을 것 같다”며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하실 수 있지만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수칙을 잘 지켜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