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항 수준으로 만들어야” 반대여론에 송철호 시장 전격 발표 내년 지방선거 정치적 이슈로 부상
울산시가 울산공항 존폐를 공론화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기로 했다. 현재 울산공항은 연간 60만∼7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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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항 존폐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공항을 현재의 상태로 유지하는 안과 공항 확장 보강안, 이전지역 모색안, 공항 폐쇄 후 개발안 등을 놓고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울산공항의 미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송 시장의 이달 초 제안이 ‘울산공항 폐쇄’ 논란으로 확산되자 수습 방안으로 연구용역 방침을 밝힌 것이다.
울산공항 폐쇄 논란은 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송 시장의 ‘울산 교통혁신 미래비전’ 브리핑에서 시작됐다. 이날 송 시장은 울산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도시철도 건설사업, 울산권 광역철도, 도로망 확충사업 등에 대해 A4 용지 6장 분량으로 상세하게 설명한 뒤 마지막 ‘마무리 말씀’ 바로 앞 대목에서 울산공항 폐쇄로 해석되는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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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시장 당선 직후 시장직 인수위원이었던 울산대 한삼건 명예교수는 브리핑 며칠 뒤 언론 기고문을 통해 ‘시민들이 얻을 수 있는 편익이 공항을 이전하거나 폐지하는 쪽이 훨씬 크다’고 공항 폐쇄에 힘을 보탰다. 한 교수는 1962년 현재의 울산 북구 송정동으로 울산공항 위치가 결정됐을 당시에는 주변에 인가가 거의 없는 들판이었지만 지금은 인구 밀집지로 변모했다는 것. 따라서 주민들이 비행기 소음에 시달리고 울산공항 주변인 중구와 북구가 고도제한구역으로 지정돼 도시 발전을 저해하고 있어 폐항(閉港) 또는 이전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인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울산 중)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산업도시 울산의 관문인 울산공항은 폐쇄가 아니라 글로벌 도시에 걸맞은 국제공항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공항이 위치한 울산 북구 출신으로 송 시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인 이상헌 의원도 “사전협의가 없었다. 울산공항 폐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두겸 전 울산남구청장은 16일 “울산공항이 시내 중심에 위치해 시내와 동떨어진 고속철도(KTX) 울산역 이용의 불편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폐항보다는 고도제한 완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인 A 씨는 “울산공항은 동북아 에너지·물류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이 국제도시로 가는 데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가덕도신공항을 지지한 울산의 선택이 오히려 울산공항 폐쇄라는 악재로 되돌아오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15일 서울에서 열린 울산시와 울산국회의원협의회 간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울산공항 폐쇄에 대해 집중 비판했다. 이에 송 시장은 “울산공항 폐쇄 결정이 아니라 공론화를 시작하자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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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항은 지난해 60만7000명이 이용하는 등 매년 60만∼7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