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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오커스’(AUKUS) 출범으로 호주와의 핵잠수함 계약이 일방 파기돼 분노하고 있는 프랑스 편들기에 나섰다. 호주에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EU-호주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까지 운운하며 으름장을 놨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 회원국 중 한 곳이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대우 받았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런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를 향해 “평상시처럼 비즈니스를 지속하려면 그 전에 먼저 이 점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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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도 ABC방송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정말 불쾌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호주 정부가 일종의 사과나 상황을 완화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뢰에 대한 의문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며 “일부 회원국은 보다 강한 안전망과 보호 장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을 방문 중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지금은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며 “제 때에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FTA와 관련해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최근 언급한 “사과와 배를 섞지 말라”는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 말은 상황을 꽤 잘 요약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들은 앞으로 몇 주, 몇 달 내에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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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호주는 6개월 간의 비밀 협상 끝에 최근 중국을 겨냥한 3국 안보 동맹 ‘오커스’를 발족했다. 이로 인해 호주는 프랑스와 체결했던 900억 달러 규모의 핵 잠수함 계약을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에 격분한 프랑스는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 및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고 예정돼 있던 영국 국방장관과의 회담 일정을 취소했으며 EU에 호주와의 FTA 협상 중단을 요청했다. 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제76차 유엔총회 참석을 취소했다.
유럽 정상들은 뉴욕에서 이번 일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며칠 내에 전화 회담을 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