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있는 자영업자 31년만에 최저… 나홀로 사장 1년새 5만6000명↑ 8월 취업자수 52만명 늘었지만, 음식업 등 대면 서비스업은 감소 원주서도 자영업자 숨진채 발견
동네 가게에 볕들 날은 언제쯤…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가 지난달 33개월째 줄어 8월 기준으로 31년 만에 가장 적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따른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직원들을 내보내고 홀로 버티는 ‘나홀로’ 사장님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호프집에서 사장이 영업 준비를 하는 모습.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서울 영등포구에서 갈빗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65)는 66m² 규모의 가게에서 가족 한 명과 단둘이 일한다. 원래 종업원 4명을 뒀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뒤 1명을 해고하고 올해 들어 3명을 줄줄이 내보냈다. 최 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하루에 15팀 이상 왔는데 요즘에는 하루에 6, 7팀 정도만 온다”며 “월세가 1년 이상 밀려 직원을 쓸 여력이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가 지난달까지 33개월 연속 감소해 역대 최장 기간 줄었다.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도소매업(―11만3000명)과 숙박·음식업(―3만8000명) 등 자영업자가 주로 종사하는 대면 서비스업에선 일자리가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위 수준인 한국의 자영업 비중이 코로나19 충격으로 급격히 위축되며 영세화하고 있다.
○ 직원 둔 자영업자 33개월 연속 감소
○ 자영업자들 “이러다가 다 죽을 판”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경영난과 생활고는 극심해지고 있다. 13일 강원 원주시의 한 원룸에선 유흥업소 업주 A 씨(52)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생활고를 비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인 B 씨는 “임차료가 수개월 밀리고 종업원들 임금을 못 줄 정도로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앞서 7일 서울 마포구에서도 맥줏집을 운영하던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를 위한 합동분향소를 서울 시내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자영업자들의 외침이 도와달라는 요구가 아닌 살려달라는 생존 요청으로 바뀌었다”며 “영업제한 규제를 정말 멈춰야만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보다는 집합 금지·제한 피해 업종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긴급 재정 지원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세종=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전혜진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