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입시비리 개입 정황 문자 공개… 비었던 경력란에 인턴확인서 붙여 당시 입시담당자 “경력 적힌 종이를 원서에 붙인 건 처음 봐… 형평성 문제”
“제출 완료. 저기 칸에 맞춰서 만들고 붙이고 컬러사진 출력해 또 붙이고 스캔하고 왔다갔다. (아들을 지칭하며) 이놈!”(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수고했습니다.”(꾸기·조국 전 법무부 장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에서 열린 조 전 장관 부부 공판에서 이처럼 정 전 교수가 아들 조모 씨의 연세대 대학원 입학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정 전 교수가 아들의 입학 원서를 다시 고쳐 제출하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꾸기’라고 저장한 남편 조 전 장관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다.
이날 재판에는 연세대 대학원 입시 담당자 이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추가 서류를 내면 받아주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 만든 종이를 경력란에 붙인 경우는 처음 봤다”며 “이런 수정 기회가 있는지 모르는 학생들과 비교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는다”고 증언했다.
조 씨를 면접한 한모 연세대 교수의 진술조서도 공개됐다. 한 교수는 검찰에서 “조 씨는 면접 당시 지원 학과 관련 이론이 뭔지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했고 자신이 어떤 전형에 지원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본인이 지원서를 직접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기억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연세대는 제출 서류의 허위 기재와 서류의 위·변조 등이 발생할 경우 합격 및 입학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학칙을 제·개정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