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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최다 홈런’ 양석환, 고영민 코치에 30만원 빚진 사연은?

입력 | 2021-09-06 18:04:00


지난시즌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올라 세 번 우승을 차지한 프로야구 두산은 올 시즌 예전만 못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몸값이 높아진 우승 주역들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잇달아 팀을 떠났다. 화수분 야구로 왕조를 유지해왔지만 올해는 힘에 부쳐 보인다. 6일 현재 7위로 상위 5팀에게 주어지는 가을야구 초대권도 요원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모습을 보이는 새 얼굴들이 있다. 왼손투수 함덕주(26)를 내주고 LG로부터 영입한 내야수 양석환(30)이 대표적이다.

양석환은 5일 삼성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치며 팀을 3연패에서 건져냈다. 전날 마지막 타석까지 포함하면 3연타석 홈런이다. 자신의 한 시즌 홈런 수를 23개까지 늘리며 종전 최다 기록(2018시즌 22개)를 넘어섰다.

2015시즌 LG에서 1군에 데뷔한 양석환은 힘이 좋지만 정교함이 아쉬운 타자였다. 5시즌 동안 홈런 53개를 치는 동안 타율이 0.263에 불과했다. 하지만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자마자 달라졌다. 트레이드가 자극제가 된 양석환은 타격의 정교함(타율 0.291)까지 더하며 지난시즌 후 FA자격으로 삼성으로 이적한 오재일(타율 0.265, 홈런 14개)의 공백을 말끔히 메우고 있다.

올 시즌 양석환은 새로운 볼거리도 만들었다. 홈런을 치고 3루 베이스를 돌 때 고영민 작전 코치와 가위바위보 내기 세리머니를 하는 것. 이기면 양석환이 5만 원을 받고, 지면 고 코치에게 5만 원을 준다. 타석에서 펄펄 날지만 3루만 돌면 머쓱해진다. 2호 홈런부터 시작해 8승 14패로 고 코치에게 30만 원의 빚이 있다.

팀이 48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양석환은 산술적으로 11.5개의 홈런을 더 칠 수 있다. 그의 홈런이 늘수록 팀과 고 코치가 함께 활짝 웃을 수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