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종료 코로나19 지속… 오히려 네 자리 수로 증가 항공여객 수요 회복 전망 불투명 국제유가↑·금리 인상 우려 16개 노조 연합 근로 불안 호소 “코로나 이후 경쟁력 강화 위한 지원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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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항공업계가 이달 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종료를 앞두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체의 고용유지조치를 위해 휴업과 휴직수당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해 경영부담을 완화하는 제도다. 경영 악화 속에 근로자 실직을 막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기도 한다. 유급휴직의 경우 최대 180일까지 정부가 평균 임금의 70%에 달하는 휴업 수당 90%를 지원하고 나머지 10%를 기업이 부담한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연간 최대 180일까지 지원이 가능했지만 지난 6월 초 고용노동부가 90일 연장을 결정하면서 항공사들의 숨통이 트인 바 있다. 하지만 이달 말 지원이 끊기기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생존과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항공여객 수요 회복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델타 변이가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확진자 규모가 두 달 가까이 네 자리 수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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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채 비중이 높은 항공업계 특성상 금리가 인상될 경우 재정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경영환경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금마저 지원이 끊기면 항공사들은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무급휴직으로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항공사는 자체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영 악화는 피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1일 항공사 조종사노조와 한국공항노조, 서울공항리무진노조 등 항공산업 15개사 16개 노조는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을 요구하는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16개 노조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이 종료되면 17만 항공산업 노동자들이 심각한 고용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지상조업 항공종사자 50%는 코로나19 종료 시 복귀하는 조건으로 정리해고 수순을 밟고 있고 이들 중 30%는 생활고로 인해 더욱 열악한 근로 환경으로 이직한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고용유지지원금이 중단되면 LCC를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특별고용지원업종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을 올해 말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측은 “특별고용지원 업종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춰도 정상으로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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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코로나19를 버텨내고 있는 항공사만해도 연간 기준으로 휴업에 들어가는 인원 규모가 10만 명에 달한다”며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여부에 수십 만 명의 고용 안정이 달려있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과감하고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