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마일리지’ 시민 223만명 참여 12년간 온실가스 239만t 감축 효과 재활용-자전거 등 인센티브 확대 적립대상-사용처 더 늘리기로
서울 은평구에 사는 이모 씨(24)는 아침에 눈을 뜨면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전기 플러그를 뽑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전날 식사 준비 때 쌀을 씻었던 물로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을 땐 샴푸 대신 베이킹소다를 사용한다. 이 씨가 남들과는 조금 다른 번거로운 일상을 보내는 건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 때문이다. 이 씨는 “얼마 전부터 미래의 지구 환경을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사소한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적립한 에코마일리지로 지역 상품권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
탄소중립 등 지구환경과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전 세계적 고민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의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인 ‘에코마일리지 사업’에 시민 5명 중 1명이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에코마일리지 회원수는 올해 7월 말 기준 222만5000명으로 제도가 도입된 2009년(36만 명) 대비 약 6.2배로 늘어났다. 서울시민 5명 중 1명이 에코마일리지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에코마일리지 제도는 개인 참여자가 214만 명가량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 정책에 시민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마일리지는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2009년 시작된 생활 속 에너지 절약 프로젝트다. 전기, 가스 등 에너지 절약을 통해 이전보다 탄소 배출을 줄인 가정, 학교, 기업 등에 일정 부분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식이다. 적립된 마일리지는 추후 지방세 납부 등에 쓰거나 지역 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다. 제도 도입 후 12년간 에코마일리지를 통해 절약한 에너지는 116만1268TOE(석유환산톤)에 달한다. 이는 화력발전소 1기 연간 발전량(92만 TOE)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서울시는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 에코마일리지 적립 대상과 사용처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기존 에코마일리지에 자동차 주행거리를 줄이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승용차 마일리지를 합산해 사용처를 일원화할 예정이다. 기존에 전기 사용량 등 건물 위주였던 에너지 절약 인센티브도 재활용 등 자원순환 프로그램 이용,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 등으로 범위를 넓힌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에코마일리지는 12년간 약 223만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으로 발전해 왔다”며 “기후위기로 인한 세계적 재난이 심각한 이때, 더 많은 시민이 일상 속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