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미사일 방어체계 등 무력화 트럼프 “100조원 美장비 반환돼야”
미군이 두고 간 무기 들고 환호하는 탈레반 31일(현지 시간) 새벽 미군 군복을 입은 탈레반 대원들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진입을 앞두고 환호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밤 마지막 남은 일부 미군까지 카불 공항을 떠나면서 공항도 탈레반 통제 아래로 들어갔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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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완료한 미군이 마지막 순간까지 핵심 군사장비를 ‘무력화(demilitarize)’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레반, 이슬람국가(IS) 등 아프간 내 이슬람 무장단체가 미국의 최신식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고장을 내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 것이다. 미군이 무력화한 장비에는 공항 내 미사일 방어체계 ‘C-RAM’, 장갑차 70대, 험비 27대, 항공기 73대 등이 포함됐다.
케네스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철군 종료 약 2시간 뒤 열린 국방부 기자회견에 화상으로 참석해 “카불 국제공항에 남겨진 군장비를 모두 무력화했다. 앞으로 아무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최근 IS가 미군을 향해 발사한 로켓을 격퇴할 때도 쓰인 C-RAM은 철군의 마지막 순간까지 작동을 유지시킨 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철군하는 미군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군 철수 후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카불 공항 격납고에서 미군이 남기고 간 헬기 등을 확인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헬기는 창문과 문이 부서지고, 비행에 필요한 항공전자장비 등이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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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미 기자 bom@donga.com